독일부터 잉글랜드까지, 걸리면 터지는 '손흥민 존(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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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이 7일 아스널전에서 전매 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아스널 골키퍼 베른트 레노가 몸을 던졌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런던 | AP연합뉴스


[런던=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 장인정신으로 일궈낸 ‘손흥민 존(Zone)’이 북런던더비를 지배했다.

토트넘 손흥민(28)이 최대 라이벌 아스널을 상대로 리그 10호 골이자 시즌 13호 골을 터뜨렸다. 그는 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전반 13분 오른발 선제 결승골에 이어 전반 추가시간 해리 케인의 추가골을 도왔다. 후반 43분 루카스 모우라와 교체될 때까지 1골 1도움 활약을 펼쳤다. 토트넘은 아스널을 2-0으로 꺾고 승점 24(7승3무1패)를 기록하며 첼시(승점 22)를 밀어내고 선두에 복귀했다. 사흘 전 LASK린츠(오스트리아)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골 맛을 본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골이자 5시즌 EPL 두자릿수 득점으로 포효했다. 11경기 만에 10골을 채우면서 득점 선두인 도미닉 칼버트-르윈(11골·에버턴)을 1골 차이로 추격했다.

초반 아스널 공세를 저지한 토트넘은 전반 13분 역습 기회에서 ‘손·케인(손흥민과 해리 케인) 듀오’의 한 방으로 반전했다. 수비 지역에서 공을 이어받은 케인이 하프라인을 지나 상대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달려든 손흥민을 향해 정확한 침투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왼쪽을 향해 드리블한 뒤 상대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전매 특허와 같은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페널티박스 좌·우 모서리 부근을 일컫는 ‘손흥민 존’에서 터진 득점이어서 더욱더 눈길을 끌었다. 이는 손흥민이 어린 시절 축구 스승이자 아버지인 손웅정 씨와 가장 공을 들인 슛 훈련 지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손 씨는 정확한 임팩트를 자랑하는 아들의 슛 장점을 눈여겨 봤다. 그리고 손흥민이 10대 후반 독일 함부르크에서 한참 1군 무대에 도전할 무렵 비시즌 기간마다 춘천 공지천에서 하루 1000개 이상의 슛을 때리게 했다. 단순히 공을 차는 게 아니었다. 페널티박스 좌·우 모서리에 공을 두고 짧게 끊어 감아 차는 슛 기술을 쉴 새 없이 반복했다. 당시 손 감독은 “세계적인 골키퍼도 사각지대에서 정확하게 감아차면 가제트 팔이 아닌 이상 못 막는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손흥민이 만 18세 함부르크 시절이던 지난 2010년 12월 춘천 공지천에서 아버지 손웅정 씨와 슛 훈련을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때론 지루할 정도로 슛 훈련에 매진한 손흥민은 어느덧 실전에서 본능적으로 사각지대에서 공을 잡으면 골문을 보지 않고도 구석으로 정확하게 감아차는 감각을 뽐내게 됐다. 지난 2010~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함부르크·바이엘 레버쿠젠) 그는 통산 49골을 넣었는데 ‘손흥민 존’에서만 22%에 달하는 11골을 집어넣었다. EPL에 입성한 뒤에도 꾸준히 나왔다. 아시아 유럽파 한시즌 최다골 신기록(21골)을 세운 2016~2017시즌 ‘손흥민 존’에서만 4골이 나왔다.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에도 각각 2골씩 해냈다. 특히 2018~2019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맨체스터 시티전에서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활처럼 휘는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날아오른 적이 있다. ‘손흥민 존’은 어린 시절 그의 노력을 배반하지 않았고, 유럽 커리어 10년 동안 커다란 버팀목이 됐다.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마찬가지다. 2년 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멕시코전 후반 막판 ‘손흥민 존’에서 그림 같은 왼발 감아 차기 슛으로 골 맛을 보기도 했다.

아스널전에서는 한층 더 진화한 모습이었다. 이전까지는 ‘손흥민 존’에서 한템포 속도를 제어한 뒤 슛을 시도했다면 이날 드리블을 펼치다가 공간이 발생하자 지체 없이 오른발로 감아 찼다. 그는 스포츠서울과 비대면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부터) 슛 훈련을 많이 한 위치이긴 하나, 사실 그렇게 들어갈 줄 몰랐다”고 웃으며 “상황상 안쪽으로 접고 들어갔을 때 상대 수비가 공간을 열어주더라.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했다. 유관중 전환 이후 모처럼 홈 팬 앞에서 터뜨린 골이어서 감회가 새로웠다. 손흥민은 “(팬이) 너무 그리웠다. 축구하면서 이렇게 오랜 기간 무관중 경기를 한 적이 없었다. 팬이 있기에 선수도 존재한다.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더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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