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노트] 김광현, 메릴 켈리보다 못한 대접...선발 보장한 팀에 갔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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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장성훈 특파원]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몬드백스)는 지난 2015년부터 4년간 KBO SK 와이번스에서 뛰며 통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제2 선발로 나섰으나 4.09의 평범한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그런데도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이아몬드백스가 2년 550만 달러에 그를 데려온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제5선발이라는 보직을 맡겼다.

제5선발을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었는 데다 몸값도 저렴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 켈리는 지난 시즌 13승을 올렸다. 가성비 최고였다.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적 예였다.

다이아몬드백스로서는 성공적인 투자였다.

켈리는 올 시즌에도 팀의 제5선발로 나선다.

김광현은 와이번스의 에이스였다.

12년 동안 136승77패,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경력과 성적에서 켈리를 압도한다.

특히 2018년과 2019년에는 타자 친화적인 KBO에서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런 성적을 앞세워 카디널스와 2년에 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카디널스는 김광현에게 선발 투수 자리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켈리보다 성적도 더 좋고, 몸값도 더 비싼 김광현은 카디널스의 투수 로테이션 진입에 실패했다.

스프링캠프 및 섬머캠프에서 호성적을 냈음에도 제5선발 자리를 따내지 못했다.

제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즈에게 밀린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스프링캠프 및 섬머캠프에서 5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디널스는 평균자책점 0의 김광현을 버리고 마르티네즈를 선택했다.

유력한 마무리 투수로 예상됐던 조던 힉스가 시즌 불참을 선언하는 바람에 불펜진에 구멍이 생기는 변수가 발생했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마르티네즈는 지난 시즌 불펜 요원으로 뛰었다. 그를 다시 불펜으로 보낼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그를 굳이 선발로 낙점한 것은 그의 몸값 때문으로 보인다.

올 시즌 마르티네즈는 김광현보다 3배 가까이 많은 1170만 달러를 받게 돼 있다. 물론 경기 축소로 실제 수령액은 줄어들겠지만, 몸값이 비싼 선수 우선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관행이 김광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김광현에 대한 검증이 아직 끝나지 않은 탓도 있다.

마르티네즈는 카디널스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많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김광현이 몸값을 좀 내리더라도 켈리처럼 보직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팀과 계약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랬다면, 선발 자리를 놓고 노심초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와 섬머캠프에서 선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전력투구를 했다.

마르티네즈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한국에 가지 않고 미국에 홀로 남아 땀을 흘렸다.

결과적으로 괜한 힘만 뺀 꼴이 되고 말았다.

어쩌면, 카디널스는 처음부터 김광현을 선발로 기용할 뜻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다른 방법은 없다.

시즌 중 카디널스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기기를 바라야 한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올 시즌이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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