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으로 9년 만에 첫 결실…'열혈 야구인' 남궁훈 SD 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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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5툴 국가대표 내야수' 김하성(25) 영입을 앞두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는 한국인 한 명이 일하고 있다. 무명 선수 출신으로 흔치 않은 이력을 쌓은 야구인 남궁훈(37) 아시아 지역 담당 스카우트다.

10년 전이던 2010년. 한국 프로야구 2군에서 방출된 선수가 미국 무대에 서겠다는 허무맹랑한 꿈을 가슴에 품었다. 이 괴짜 청년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가 돼,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에 도전하는 후배들의 길잡이를 자처하고 있다.

그가 바로 남궁훈 스카우트다. 평탄치 않았던 야구 인생을 살았다. 아마추어 시절까지는 나름대로 유망주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프로에선 빛을 보지 못했다. 건국대 졸업 후 상무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한 뒤로는 그저 그런 2군 선수일 뿐이었다.

작은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야구를 하고 있다는 점으로 잠깐 화제가 됐으나 야구 실력으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결국 1군 데뷔를 하지 못한 채 2010년 가을 두산에서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대 후반, 창창한 나이에 경험한 시련이었다.

방출 후 무모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야구를 해보고 싶다는 꿈. 마침 저녁 시간이 자유로운 2군 생활 중 틈틈이 영어 공부도 해둔 터였다. 글러브와 스파이크만 챙겨 태평양을 건넌 그는 애리조나 윈터리그에 참가해 독립리그 구단과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어디서 하든, 마흔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는 목표도 정했다.

독립리그 구단 입단은 비자를 제때 발급받지 못한 탓에 좌절되고 말았다. 낙담하고 있던 그는 2012년, 우연한 기회에 샌디에이고의 스카우트가 됐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선수 꿈을 접었지만, 그때부터 새로운 꿈이 싹텄다. 스카우트로서 후배들을 미국 무대로 이끌겠다는 꿈이다.



처음에는 인턴으로 보수 없이 일했다. 샌디에이고 구단도 검증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립리그에 도전할 때부터 돈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 후로 시간이 흘러 중견 스카우트로 자리를 잡은 현재에는 섭섭하지 않을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

그의 궁극적인 역할은 한국 선수를 자신의 소속팀 샌디에이고에 입단시키는 것이다. 입단 직전 계약이 무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아직은 한국 선수 단 한 명도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카우트이면서 자타공인 피가 뜨거운 한국의 '야구인'이기도 한 남궁훈. 자신의 현역 시절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후배 선수들의 진로 상담이 그의 또 다른 업무다. 직접 해외 독립리그 진출을 위한 트라이아웃을 개최하는 등 실질적 도움이 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일 년 365일 남궁훈 스카우트의 머릿속은 야구로 가득 차 있다.

남다른 인생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그에겐 여러 가지 문의가 빗발친다. 학생 선수, 학생 선수의 부모, 프로 선수를 가리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KBO리그 등 상담자들이 목표로 하는 리그도 다양하다. 샌디에이고 구단 업무 외 남궁훈 스카우트의 시간표는 상당 부분 후배들의 상담으로 채워진다.



최근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한국 선수의 샌디에이고 입단이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그 주인공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주가가 폭등한 국가대표 내야수 김하성(25)이다.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연평균 600만~700만달러 사이에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카우트가 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낸 성과다.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게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궁훈 스카우트가 있다. 그가 수년간 야구장을 다니며 작성한 보고서, 그리고 치밀하게 구성한 김하성의 입단 후 계획이 샌디에이고 구단의 의사 결정에 꽤 큰 영향을 미쳤다.

방출 선수의 미국 야구 도전, 그리고 스카우트 변신. 괴짜스러운 그의 야구 인생에 김하성의 샌디에이고 입단은 의미 있는 이정표다. 그동안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 허탈한 적도 있었지만 "샌디에이고에 가장 잘 들어맞는 선수를 찾겠다"며 매의 눈으로 야구장 그라운드를 응시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결실을 앞두고 있다.

남궁훈 스카우트는 "김하성 선수가 샌디에이고를 선택해 줘서 진심으로 고맙고 영광"이라며 "이제부터 김하성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적응하고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나 또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샌디에이고에도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라며 많은 응원을 부탁하는 남궁훈 스카우트. "기대해 달라"는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샌디에이고는 조만간 김하성과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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