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리포트]독무대 꿈꿨던 삼성화재 바르텍, 기복 못 떨치며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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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9일 대전 충무체육관.

대한항공에 3세트를 11-25로 허무하게 내준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외국인 선수 바토즈 크라이첵(등록명 바르텍)을 불러 세웠다. 고 감독은 눈에 띌 정도로 바르텍을 질책했고, 바르텍 역시 통역을 통해 강한 어조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 바르텍은 고 감독과 대화를 나눈 뒤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 감독 입장에선 바르텍을 질책할 만한 상황이었다. 이날 바르텍은 3세트까지 단 11득점에 그쳤다. 1세트에 3득점에 그쳤던 바르텍은 2세트에서 6득점을 하면서 뒤늦게 시동을 거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세트에선 아무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한 채 단 2득점을 올렸다. 이날 대한항공은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를 무릎 통증을 이유로 제외한 채 라이트 공격수 임동혁을 비롯해 정지석 한선수 등 토종 선수들로만 풀어가던 상황. 내심 바르텍의 독무대를 꿈꿨던 고 감독에겐 눈에 띄게 굼뜬 움직임과 타점도 전혀 잡지 못하는 그의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고 감독은 3세트 막판 작전 타임 과정에서 바르텍에게 "지금 우리가 노는 게 아니다"라며 강한 어조의 질책을 하기도 했다. 평소 활기찬 분위기를 만들면서 선수들을 추스르는데 집중하던 고 감독에겐 드문 모습이었다.

고 감독의 호통이 통했을까. 바르텍은 4세트 완전히 달라진 플레이를 펼쳤다. 강력한 스피드와 움직임 뿐만 아니라 몸을 날리는 수비까지 펼치면서 삼성화재가 분위기를 가져오는데 힘을 보탰다. 3세트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삼성화재는 바르텍을 앞세워 4세트를 잡으면서 승부를 5세트까지 몰고 가는데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풀세트 접전 끝에 대한항공에게 세트스코어 2대3으로 졌다. 대한항공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한 탓도 크지만, 뒤늦게 발동이 걸린 바르텍의 활약은 무엇보다 큰 아쉬움으로 남을 만하다. 고 감독은 경기 후 오늘 경기가 바르텍이 반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부진과 반전 속에 승부를 마친 바르텍이 이날 경기를 계기로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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