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무용지물 된 스포츠 직관…잘못하면 1000명 감염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음상준 기자,이형진 기자 = 프로스포츠 경기 일부 관중 입장을 허용한 지 이틀 만에 방역수칙을 어긴 사례가 발생하면서 단체·대중 경기 관람에 대한 감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프로스포츠의 경우 수천명 수용이 가능한 대규모 대중 관람시설을 갖추고 있는 만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1명에게만 퍼져도 대규모 집단 감염으로 확산되기 때문이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시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롯데자이언츠구단을 상대로 사회적 거리두기 미흡에 대해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 이행을 요청했다.
지난 28일 롯데와 NC의 첫 유관중 경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날 롯데자이언츠 구단이 예매를 허용한 좌석은 사직구장 전체 2만4500석 가운데 10%인 2450석에 달한다. 실제 입장객은 약 1000여명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예매 좌석 구간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나왔다. 구단이 3루 쪽과 일반석 예매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관람객들이 1루 쪽 관람석으로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1루 쪽 관람석의 관객 입장 제한조치는 무색했다.
감염자가 있었다면 1000여명의 접촉자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는 방역당국이 꼽는 코로나19 전파의 위험요소 중 하나인 밀집된 환경에 해당한다. 방역당국은 밀집을 막기 위해 좌석간 거리두기, 인원 제한 등을 여러 다중이용시설에서 권장하고 마스크 필수 착용을 안내하는 중이다.
특히 스포츠 경기에서 응원가를 부르는 행위, 취식 행위 등 행동도 금지 대상에 해당한다. 무증상 코로나19 환자가 관람객 중 있을 수 있는 만큼 비말을 통한 전파 위험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조치다.
이처럼 야구나 축구 등 경기장이 실외 관람 형태를 갖추고 있으나 근접한 거리에서 비말을 통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위험성은 언제든 존재한다. 당초 방역당국도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해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을 제한해 왔다.
한국프로야구의 경우, 지난 5월 5일 개막 이후 무관중 경기를 지속하다 이달 26일부터 관중의 10% 입장만을 허용했다. 정부는 관람 실태를 파악해 관중 입장 비율을 점차 확대할 계획을 준비 중이지만, 경우에 따라 다시 전면 입장 제한도 가능하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10%의 관람 인원 입장을 허용한 지 초기에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다"며 "관련 부처에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지만, 중대본에서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관객 확대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제가 또다시 발생하게 되면 지금 하고 있는 10% 관중 입장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적절한 거리두기가 지켜지는 가운데 관객 입장을 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