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실패 한국에선 성공, 한화 맞춤형 용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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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화가 올시즌 고공비행으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한화가 올시즌 최대 반전을 일으키고 있다. 그간 한화를 괴롭혔던 ‘용병 흑역사’를 걷어낸 덕분이기도 하다. 한화가 키버스 샘슨과 제라드 호잉의 대박에 이어 제이슨 휠러 대신 영입한 데이비드 헤일까지 성공 예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외인은 아닐지라도 팀과 리그 상황에 맞춰 뽑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화는 그동안 외국인 선수 덕을 보지 못했다. 거액을 투자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뛰었던 유명선수를 데려와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랬던 한화는 올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영입 투자 규모를 확 줄였다. ‘육성형 용병’이라는 표현까지 쓸 정도로 싼 값에 휠러를 영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이전과 정반대다. 한화는 전반기를 2위로 마치는 등 올시즌 신바람을 내고 있다. 

초반 부진에 허덕이던 샘슨은 빠르게 적응을 마치며 이미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구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던 샘슨의 가능성을 본 한화의 선택이 옳았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초반 샘슨의 연패 때도 “샘슨의 공은 좋다. 자신의 공을 믿고 자신있게 꽂아 넣으면 된다”며 믿음을 잃지 않았다. 호잉은 복합적으로 판단했다. 수비가 좋고 발빠른 호잉으로 팀에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계획이었다. 타격에 대해선 확신이 적었지만 계산이 들어맞았다. 빅리그에선 구속 150㎞대 빠른 공에 약점을 보인 호잉이지만 KBO리그에 제구되는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가 적다는 점에 착안했다. 140㎞ 중·후반대 공을 주로 상대하게 된 호잉은 한국에서 30일까지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7, 득점권 타율 0.360, 22홈런, 8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도루도 16개를 더하며 호타준족의 면모까지 과시하고 있다. 


 



헤일 역시 메이저리그에선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 24일 대전 KIA전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KBO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 헤일은 첫 등판에서 6이닝 동안 65개의 공만 던지며 2피안타 1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 역투로 승리까지 챙겼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까지 나왔고, 주무기로 투심패스트볼을 구사했다. 구속차가 143~152㎞까지 날 정도로 타자가 타이밍을 잡기 힘들었다. 이제 1경기 등판했을 뿐이지만 곳곳에서 칭찬이 나오고 있다. 메이저리그(ML) 모구단 스카우트는 “헤일은 ML에서 변화구 때문에 고생했다. 체인지업만 더 날카로웠다면 ML에서도 오래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기본적으로 빠른 투심패스트볼을 꾸준히 던질 수 있는 헤일의 변화구가 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첫 등판에서 헤일의 체인지업(19개·124~131㎞)은 정타를 맞지 않았다. 슬라이더는 제구 불안으로 많이 던지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ML에 비해 국내 리그의 투수, 타자 수준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ML에서 외면을 받을지라도 투수의 경우 구종과 구속, 타자의 경우 장·단점을 잘 분석해 데려온다면 한국 무대에선 성공할 수 있다. 한화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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