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의눈] 린드블럼의 진짜 가치, QS 1위의 믿고 보는 안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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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선발투수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일까. 언뜻 승수나 평균자책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단연 이닝소화다. 각 구단 선발투수의 연봉고과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이닝이다.

이 점에서 조쉬 린드블럼(31·두산)은 보물단지다. 전반적인 성적 자체가 리그 정상급이다. 올 시즌 21경기 선발등판해 13승2패 평균자책점 2.59로 발군의 성적이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2위, 승률 2위 등 한여름에도 흔들림없이 단독선두팀의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더욱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닝이다. 139이닝을 소화한 린드블럼은 소사(LG·145⅓이닝) 양현종(KIA·139⅔이닝)에 이어 전체 3위에 올라있다. 전체 이닝의 합계도 대단하지만 진짜 위력은 그 꾸준함에 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18회로 전체 1위다. 퀄리티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1회로 소사(13회)에 이어 2위지만 6이닝 정도 안정적으로 던져주는 역할로 한정하면 린드블럼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셈이다.

퀄리티스타트를 1경기 평균자책점으로 환산하면 4.50이다. 적지 않은 수치지만 불펜운용 및 타선의 힘까지 더해 복합적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야구 종목에서 선발투수가 이 정도면 던져주면 승리확률이 확연히 올라간다. 팀당 144경기 페넌트레이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더 높다.

등판일지를 보면 린드블럼의 위용이 느껴진다. 3월24일 개막전인 삼성전(4⅓이닝 4실점), 6월19일 넥센전(6.⅓이닝 5실점), 6월24일 삼성전(5⅓이닝 2실점 1자책) 외에는 모조리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5이닝 이하 투구는 리그 첫 등판인 개막전 밖에 없었다.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한 3경기도 사실 타선의 힘만 맞불을 지펴줬다면 싸워볼 수 있었다. 1~2이닝만에 흠뻑 두들겨맞고 조기강판된 경우는 사실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겨울 두산에서 7년을 뛴 니퍼트(KT)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꼈던 린드블럼이고 구단의 선택에 팬들은 아쉬움을 크게 표현했다. 하지만 순위에 ‘올인’하는 프로구단의 숙명을 감안하면 린드블럼을 택한 것은 탁월했다. 그만큼 린드블럼은 투수진 운용의 숨통을 틔워주는 막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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