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팀 힘든 잠실구장? 부족한 라커룸 향한 고민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지난 29일 잠실구장 내 원정팀만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우천중단으로 인해 대기시간이 길어졌는데 홈팀과 달리 원정팀은 라커룸이 협소해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공평하게 싸우고 싶다며 강한 어조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잠실구장은 LG와 두산, 양 팀이 함께 사용하는 구장이다. 1루 쪽에는 두산 라커룸이, 3루 쪽에는 LG 라커룸이 있다. 그러다보니 LG와 두산이 아닌 다른 원정팀이 잠실구장을 사용할 때는 원정 쪽에 따로 마련된 작은 규모의 라커룸을 사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라커룸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최근 같은 이상기온 때는 물론 평소에도 원정팀에게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 이로 인해 원정팀들은 잠실 경기 때 3루 쪽에 짐을 쭉 늘어놓은 뒤 경기를 준비하는 어수선한 상황이 펼쳐진다. 공간도 비좁고 이동하는데도 불편함이 일어난다.
잠실구장처럼 오래되고 낙후된 경기장이 있는 반면 최근 지어진 경기장들은 환경도 좋고 깔끔하다. 고척 스카이돔이나 대구 라이온즈 파크의 경우 최신식 시설에다가 원정 라커룸이 크고 넓다. 선수들 이동 동선도 자연스럽다. 시원하기까지 하다. 여러모로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편리하고 효율적이다.
새 구장이 아닌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 인천SK 행복드림 구장 또한 시설 면에서 원정팀이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부산 사직구장의 경우 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가 연상될 정도로 라커룸 전부가 리모델링 됐다. 기존 틀만 그대로일 뿐 동선까지 재배치되는 등 확실한 변화가 이뤄졌다.
창원은 새 구장이 내년부터 선을 보인다. 역시 낙후된 경기장의 대명사인 대전은 현재 새 구장 건립에 대한 목소리가 연일 분출되고 있으며 최근 대전시를 중심으로 계획안이 꾸려지는 등 공식적인 공론화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잠실구장의 원정팀 불만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긴 하다. 최근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에는 이와 같은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는 것도 현실이다. 한 감독이 지적한 부분은 원정팀도 더 나은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이 받쳐줬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다만 두 팀이 함께 사용하는 잠실만의 특수성이 있기에 불가피한 면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협소한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없는 공간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성지이고 시즌 중 매일 경기가 열리는 곳이기에 더욱 구체적인 고민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더 나아가 서울 지역 또한 현재 새 구장 건립 움직임이 있기에 향후 이런 부분이 세심하게 반영돼야 할 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