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직전에 물거품된 대형 트레이드 사례는?
사람의 생각은 1분에도 수십 차례 바뀔 수 있다. 구단 운영 실무진이라고 다를 리 없다. 트레이드 카드를 맞출 수 있는 권한을 가졌지만 역풍을 신경 써야 하는 탓에 섣부른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때문에 성사 직전에 무산된 트레이드도 여럿 있다.
2009시즌 초 KIA 타이거즈의 약점은 ‘핫 코너’였다. 유격수 이현곤, 김선빈, 2루수 안치홍, 1루수 최희섭 등 내야 구색을 갖춘 상황에서 3루에 마땅한 인물이 없었다. KIA는 두산 베어스에 준수한 수비력을 갖춘 내야 유망주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하지만 두산에서 초특급 투수 유망주를 반대급부로 요청한 탓에 카드가 맞지 않았다. 결국 KIA는 LG 트윈스와 3루수 협상을 이어갔고, 김상현을 데려왔다. 김상현은 그해 홈런왕과 MVP를 석권하며 KIA의 선택이 ‘대박’임을 증명했다.
2013년에는 2005년 이후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트레이드가 현실화될 뻔했다. 2002년 이후 11년만의 가을야구가 눈앞이던 LG의 고민은 외국인 투수였다. 레다메스 리즈가 든든했지만 벤자민 주키치가 부진한 상황이었다. LG는 신생팀 NC 다이노스와 외국인 교환 카드를 맞췄다. NC는 신생팀 혜택으로 외국인 투수 3명을 보유했다. LG는 주키치에 국내 야수 유망주 여럿을 얹어 찰리 쉬렉을 데려오려 했다. 하지만 NC 측에서 ‘이듬해 찰리 등 좋은 외국인 투수만 갖춘다면 성적을 낼만하다’고 판단해 트레이드가 무산됐다. 실제로 NC는 2014년 찰리~에릭 해커 원투펀치의 힘을 앞세워 1군 진입 2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달성했다.
최근에도 트레이드 무산 사례는 있다. 나란히 안방이 고민인 지방 B, C구단은 든든한 백업 포수를 갖춘 A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A구단은 나란히 카드를 맞춰봤으나 입맛에 차지 않았다. 칼자루를 쥔 A구단은 성급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이들의 트레이드도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