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벨트란·다르빗슈 누구’ MLB 이적시장 다시 타오른다
트레이드 마감 기한(다음달 1일)이 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프로야구(MLB)의 이적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끝판왕’ 오승환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로 둥지를 옮기며 큰 주목을 받았다.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는 에이스 콜 해멀스를 시카고 컵스로 보냈다.
현재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걷고 있는 팀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6할대 승률로도 보스턴 레드삭스에 밀려 2위에 그치고 있는 뉴욕 양키스와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다. 양키스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좌완 계투 잭 브리튼을 영입한 데 이어 27일 토론토의 선발투수 J.A 햅을 영입하며 투수진을 보강했다. 이미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 게리 산체스 등으로 이뤄진 강타선을 보유한 양키스 입장에서는 지난해 이맘때쯤 야심차게 영입한 소니 그레이가 지지부진한 투수진의 보강이 필수였다는 평가다. 다저스는 대형 내야수 매니 마차도를 영입하며 코리 시거가 빠진 내야진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브리튼 영입은 양키스가 2년 전 팀의 마무리를 내보낸 팀이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양키스는 2016년 100마일의 광속구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특급 유망주 글레이버 토레스가 포함된 패키지를 받고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했다. 채프먼은 플레이오프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장장 106년 만의 컵스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시즌 종료 뒤 양키스는 곧바로 채프먼과 FA 계약을 맺으며 그를 복귀시켰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들의 대형 선수 영입은 팀에 엄청난 영향을 몰고 올 수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004년 단행한 카를로스 벨트란 트레이드가 대표적인 예다. 약체였던 캔사스시티 로열스에서 1998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벨트란은 NL 중부지구의 강호 휴스턴으로 이적한 뒤 90경기에 나서 23홈런과 0.926의 OPS(출루율+장타율)로 팀의 와일드카드 획득에 공헌했다.
하지만 벨트란이 빛난 가장 시점은 시즌이 아니었다. 벨트란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 디비전시리즈에서 5경기에 나서 0.455의 타율과 홈런 4개를 치며 9타점을 올리는 ‘미친 활약’을 펼쳤다. 이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NL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4홈런을 치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비록 휴스턴의 당대 최고의 타자 앨버트 푸홀스가 버티던 세인트루이스에게 패하며 벨트란의 광폭 질주는 멈췄지만 이 시즌 그의 활약은 지금도 회자된다.
반면 MLB 막판 트레이드의 최악의 예로는 단연 다르빗슈 유(시카고 컵스)가 꼽힌다. LA 다저스는 지난해 NL 서부지구 우승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에서 다르빗슈를 영입하며 월드시리즈(WS) 우승을 꿈꿨지만 정작 다르빗슈는 WS 2경기에 나서 2패를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다저스는 결국 휴스턴에게 패하며 29년만의 WS 우승에 실패했다.
선수가 잘해도 가을야구 진출은 실패한 예도 존재한다. 애틀랜타는 2007년 텍사스의 거포 1루수 마크 테세이라를 엘비스 앤드루스, 재로드 살탈라마키아등 유망주들을 주고 데려와 플레이오프 진출을 꾀했다. 테세이라는 애틀랜타에서 맹활약했지만 결국 애틀랜타는 그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앤드루스와 살탈라마키아 등은 텍사스의 핵심 멤버가 됐다.
매년 7월말은 가을야구 기간과 함께 MLB 팬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시점이다. 이번 이적시장의 승자와 패자는 누가 될 지를 가릴 5일간 팬들의 눈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