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대 베어스’ 이미 6명 차출, 두산 AG 부담 가중될까
[OSEN=김태우 기자] 꾸준히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는 두산은 KBO 리그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대 베어스’라는 별칭에서 두산의 현 주소와 자부심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체 24명의 최종 명단 중 두산 선수가 6명(이용찬 박치국 함덕주 양의지 김재환 박건우)이었다. KBO 리그 10개 팀 중 가장 많았다.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자체가 정상급 기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영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이 시즌 중 열린다는 건 남다른 고민을 부른다.
시즌 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즌 종료 후 열리는 프리미어12 등의 대회도 체력적인 부담은 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특별히 더 심하다. 다른 선수들이 쉴 때, 이 선수들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고 뛰어야 한다. 게다가 이번 아시안게임은 무더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 이상 치솟을 것이라는 예보다.
대만과 일본을 겨냥하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선동렬 감독이 적절하게 체력 안배를 할 예정이다. 그래도 대회 참가 자체가 체력적으로는 큰 부담이다. 한 관계자는 “(전임 감독인) 김인식 감독이 여러 여건상 두산 출신 선수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고, 두산도 김 감독과의 관계를 고려해 많은 차출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고 떠올리면서 “어쨌든 핵심 선수들의 경우 연이은 차출로 굉장히 힘들어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가뜩이나 많은 ‘국대 베어스’가 한 명 더 추가될지도 모른다. SK 간판타자이자, 대표팀의 핫코너를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최정(31)이 부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정은 24일 인천 두산전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왼쪽 허벅지 앞쪽에 통증을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 근육이 2도 손상됐다는 판정을 받았다. SK는 “개인차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회복에 3주 정도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선동렬 감독은 일단 최정의 회복 상태를 살핀 뒤 대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결국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대세다. 3주 만에 딱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3주 만에 돌아와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이 부족하다. 차라리 정상적인 컨디션의 다른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 경기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체는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만 가능하다. 예비 엔트리 명단을 살피면 전문 3루수는 허경민(두산), 황재균(KT), 이원석(삼성), 양석환(LG), 송광민(한화)이 있다. 이 중 송광민도 부상으로 이탈해 뽑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성적을 놓고 봤을 때 허경민 황재균 이원석 중 한 명이 최정을 대체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타격이나 포지션 활용도, 국가대표팀 경험 등 여러 측면에서 세 선수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어 누가 뽑힐지는 아직 모른다.
만약 허경민이 선택을 받는다면 두산 선수만 7명이다. 국가를 위해 뛴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력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차출을 반대할 수도 없으니 난감한 문제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단순히 이기적으로 구단 운영만 생각했을 때, 국제대회 출전시 선수들이 얻는 FA 자격일수 또한 껄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너무 잘 해도 이런 문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