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작 느낌’ 한화, 사상 첫 완전체 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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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는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래 유독 풍작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던 팀이다.

지난해까지 20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외국인 선수의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대부분의 팀들은 최소 1장 이상의 확실한 외국인 선수 카드를 보유하고 있었고, 2명(최근에는 3명으로 확대) 모두가 특급 성적을 찍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반대로 하위권을 전전하는 팀들을 살펴보면 유독 외국인 선수 흉작이 눈에 띄곤 했다. 대표적인 팀이 바로 한화였다. 

‘투수 놀음’인 야구에서 마운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한화는 타자 쪽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외국인 선수들이 배출됐을 뿐, 뛰어난 투수의 축복이 내려지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외국인 투수는 모두 27명. 이들 가운데 한 시즌 10승 이상 거둔 투수는 고작 4명이며 2007년 세드릭의 11승이 최다승일 정도로 지독한 불운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유능한 투수의 영입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팀 전력 자체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다 보니 타선과 수비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스스로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가 반복됐다.

가장 좋은 예가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갖고 있는 2013년 이브랜드다. 당시 이브랜드는 172.1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를 지켰으나 6승 14패 평균자책점 5.54에 그쳤다. 그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이 3.6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 야수들이 얼마나 받쳐주지 못했는지가 단적으로 드러난다.

물론 좋지 않은 수비와 무관하게 투수 본인의 힘으로 경기를 지배했던 사례도 있었다. 2015년 로저스는 등장 이후 어마어마한 인상을 남겼으나 10경기(6승 2패 평균자책점 2.97)로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일단 한화는 리그 3위의 고공비행을 내달리며 암흑기를 청산할 적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수들도 덩달아 힘을 내고 있다.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는 샘슨은 115이닝을 소화하며 10승 6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네 번째 10승 고지를 밟은 샘슨이다. 부상 등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샘슨은 한화 외국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울 공산이 크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휠러를 대신해 재빠르게 교체 투입된 헤일도 한국 무대 첫 등판서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헤일은 24일 대전구장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 처음으로 등장해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탈삼진은 1개에 그쳤지만 4사구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제구가 완벽했고, 무엇보다 투구수가 65개에 불과했다는 점은 그가 얼마나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만약 헤일이 샘슨만큼의 꾸준한 투수라면, 한화는 사상 처음으로 10승급 투수 2명을 보유하는 셈이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호잉은 역대급 성적을 찍을 기세다. 외국인 선수 기근에 시달리며 암흑기를 보냈던 한화가 모처럼 맞이한 기회서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후반기를 즐기는 또 다른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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