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없는 KIA 양현종, 이대로 괜찮을까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10승이 무산됐다.
양현종은 2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kt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6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양현종은 승리 투수 조건인 5이닝을 정확히 채운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으나 후속 투수의 실점으로 승리가 날아갔고, 이로 인해 시즌 10승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투구였다. 이날 101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스트라이크가 고작 56개에 불과할 정도로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여기에 볼넷도 시즌 최다인 6개나 내주면서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고 5이닝 소화에 불과했지만 에이스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양현종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133.2이닝을 던지면서 9승 7패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 토종 투수들 가운데 뛰어난 성적을 남기고 있다.
무엇보다 양현종의 가치가 높은 이유는 최근 기록만 놓고 봤을 때 그보다 꾸준하면서 특급 성적을 남긴 투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양현종은 올 시즌 포함, 지난 5년간 무려 883이닝을 던지며,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꾸준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두산 장원준은 같은 기간 734이닝(토종 투수 4위)을 소화했다. 이 역시 대단한 수치임에 틀림없지만 양현종과 비교했을 경우, 한 시즌 규정이닝에 해당하는 149이닝 차이가 난다.
문제는 관리다. 현재 양현종은 던져도 너무 많이 던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양현종은 무려 1만 4254개의 공을 던졌으며 경기당 6.2이닝 및 99.7개의 투구수를 기록 중이다. 총 투구수는 같은 기간 전체 1위이며, 경기당 소화이닝과 투구수도 토종 투수 중 선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가대표 발탁과 포스트시즌까지 감안하면 그의 투구수는 더욱 불어난다.
너무 많은 투구는 독이 될 수 있음은 지표로도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년간 토종 투수들 가운데 양현종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던진 투수들은 유희관(829.2이닝), 윤성환(804.2이닝), 장원준(734이닝), 차우찬(695이닝)이다.
이들은 올 시즌 약속이라도 한 듯 집단 부진에 빠졌다는 공통분모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슬럼프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혹사’다.
이는 양현종에게도 해당될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양현종은 다음 달 2주간의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때 대표팀에서 에이스 중책을 떠안아야 한다. 에이스의 역할과 비중을 감안했을 때 양현종에게 허락될 휴식시간은 없다 해도 무방하다.
녹록치 않은 팀 사정도 양현종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선발진이 강력했던 KIA는 양현종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붕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헥터가 예년만 못하고, 3~5선발은 급조해서 쓰는 형편이라 양현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실정이다. 그 어느 때보다 쉼표가 필요해 보이는 양현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