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눅들지 말라" 맏형 강민호, 끝내기 기쁨보다 후배 아픔 다독였다 [오!쎈 대구]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은 16일 KIA를 8-7로 꺾고 주중 3연전을 2승 1패로 마감했다. 자칫 이날 경기마저 내줬다면 분위기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질뻔 했는데 강민호가 9회 2사 만루 상황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난세 속 영웅이 됐다.
7-7로 맞선 삼성의 9회말 공격. 김동엽의 볼넷과 이원석의 좌전 안타 그리고 최영진의 번트 성공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학주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데 이어 대타 이성규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KIA 벤치는 홍상삼 대신 정해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강민호는 정해영과 9구까지 가는 혈투 끝에 중전 안타를 터뜨리며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노성호와 김윤수는 팀 승리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노성호는 7-3으로 앞선 7회 1사 2,3루서 프레스턴 터커에게 우월 3점 홈런을 얻어맞았고 김윤수는 8회 대타 오선우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공식 인터뷰에 나선 강민호는 "우리 팀의 끝내기 전문인 (이)학주가 끝낼 줄 알았다. 그런데 학주와 (이)성규가 끝내지 못해 내 차례까지 왔다"며 "사실 무사 또는 1사보다 2사 상황이 더 편했다. 특별한 노림수보다 그냥 공보고 공치자는 생각으로 나섰고 타격 코치님의 조언대로 상대 투수의 직구를 노렸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민호는 또 "어제도 그렇지만 오늘도 동점까지 가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계투진의 젊은 투수들이 최근 2~3경기에서 주춤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주눅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날 선발 마스크를 쓴 김민수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강민호는 "너무 잘했다. 리드 잘 하더라. 터커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노성호가 가장 잘 던지는 구종이 직구다. 내가 포수였었어도 직구 사인을 냈을 것"이라고 감싸 안았다.
끝내기 안타의 기쁨보다 성적 부진에 고개를 떨군 후배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는 강민호. 평소 인품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많은 사람이 강민호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