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억원 돈벼락 맞은 존슨 "난 그래도 챔피언 명예가 더 좋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챔피언에 등극, 보너스 1천500만달러(약 178억원)를 받게 된 더스틴 존슨(36·미국)이 "그래도 명예가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존슨은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끝난 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21언더파 269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저스틴 토머스와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를 3타 차로 따돌린 존슨은 2007년 출범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페덱스컵 챔피언 보너스 1천500만달러는 1천400만달러를 먼저 주고, 남은 100만달러는 추후 연금 형식으로 지급한다. 이 1천500만달러는 공식 상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존슨은 경기를 마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돈과 명예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의미가 있느냐'는 물음에 "페덱스컵 챔피언은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명예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내 선수 경력 기간에 꼭 이루고 싶었던 것인데 오늘 그 소원을 달성했고, 또 이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존슨은 또 '페덱스컵 챔피언 우승자 명단에 그동안 당신이 들지 못했던 것이 신경 쓰였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실 조금 그랬다"며 "다행히 오늘은 내 경기력에 따라 우승이 좌우되는 상황이어서 조금 나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3라운드까지 5타 차 리드여서 자신의 경기력만 발휘하면 우승 가능성이 컸다는 의미다.
그는 상금에 대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맨 처음 투어 카드를 받았을 때 상금이 2만5천달러였는데 나는 그때 정말 부자가 된 것 같았다"고 회상하며 "그전까지 통장에 몇백달러 이상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페덱스컵 챔피언이 누가 되든 이렇게 큰돈을 투어에 후원해준 페덱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내게는 상금 보너스보다 트로피가 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존슨이 PGA 투어에서 지금까지 벌어들인 통산 상금은 6천759만 3천175달러, 한국 돈으로 약 803억원으로 이 부문 5위다.
그는 이날 13번 홀(파4)과 16번 홀(파4)을 승부처로 꼽았다.
쇼플리와 챔피언 조에서 함께 경기한 그는 12번 홀(파4)까지 쇼플리에 2타 차로 쫓겼다.
13번 홀에서 둘은 공교롭게도 약 6.5m 안팎의 파 퍼트를 남겼다. 여기서 존슨의 파 세이브는 성공했지만 쇼플리는 보기를 기록하며 3타 차로 벌어졌다.
하지만 만일 파 퍼트 결과가 뒤바뀌었다면 순식간에 동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 16번 홀(파4) 티샷이 벙커로 들어간 위기에서 벙커샷으로 공을 홀 6m 거리로 보내 파 세이브에 성공한 장면도 존슨은 "14번 홀 이후로는 16번 홀 벙커샷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