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우승 세터+스피드배구" 고희진 감독이 이승원 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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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의 목소리는 밝았다. '젊은 삼성화재'를 이끄는 사령탑다운 여유였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9일 제천에서 끝난 KOVO컵 남자부 조별리그에서 1승2패를 기록, 탈락했다. KB손해보험을 꺾었지만,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 패했다. 전통의 라이벌 현대캐피탈과는 두 세트나 듀스 접전을 치른 끝에 아쉽게 졌다.

올시즌 삼성화재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했다. 고희진 감독은 부임 직후 '오고 싶은 팀, 뛰고 싶은 팀'으로의 체질 개선을 외쳤다. 에이스였던 박철우를 비롯해 세터 권준형 이호건, 레프트 류윤식 송희채 김나운, 리베로 이승현 백계중이 줄줄이 팀을 떠났다. 대신 황경민을 비롯해 김광국 김시훈 엄윤식 등 새 얼굴들이 합류, 기존의 박상하 정성규 신장호 등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KOVO컵은 고 감독에겐 첫 실전이었다. 고 감독은 "바르텍이 훈련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회를 치렀다. 그래도 이지석 정성규 김정윤 등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웃었다.

"우리 수준이 어느 정도고, 어디를 어떻게 보완하고 훈련해야할지 알게 됐다. 선수들도 열심히 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느꼈을 거다. 큰 소득을 얻은 대회다."

삼성화재는 지난 2일 현대캐피탈과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세터 김형진과 이승원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동일한 포지션의 선수를 이렇게 맞바꾸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승원은 2018~2019시즌 눈부신 성장기를 쓰며 현대캐피탈의 V리그 우승을 이뤄낸 '우승 세터'다.

두 선수의 맞트레이드는 고 감독이 먼저 제안한 것. 평소 절친한 두 감독이 긴밀하게 의견을 나눈 결과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고 감독은 "난 이승원의 장점을 보고 영입을 추진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김형진의 장점을 더 크게 봤으니 서로 맞아떨어진 것 아닐까"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대회 우리팀 공격이 전체 꼴찌였다. 팀 분위기를 바꿔놓는데는 인적 변화만한 게 없다. 이승원은 자기 손으로 우승을 만들어낸 경험을 지닌 선수다. 현대에서 배운 스피드 배구의 빠른 토스를 우리 팀에서도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 김광국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거라 본다."

이승원과 김광국의 경쟁을 통해 시즌 개막 전 주전 세터를 낙점할 예정이다. 고 감독은 "세터는 확실한 주전을 정해서 그 선수에게 신뢰와 책임감을 부여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이 흔들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KOVO컵에서는 한국전력이 우승을 차지하며 '언더독' 이변을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 리그 5위에 그친 삼성화재로선 신선한 충격과 더불어 자극과 희망이 되는 결과다.

"박철우와 러셀이 합류하면서 한국전력의 높이가 좋아진 결과다. 역시 투자를 하니 성과가 나온다. 이제 모든 팀이 봄배구를 노릴만한 전력을 갖췄다고 본다. 우리도 본 게임인 V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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