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세계 여자 배구 역대 NO.1”…메시 아닌 조던?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32)은 역시 '월드 클래스'다웠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은 지난달 31일 IBK 기업은행과의 프로배구 컵 대회에서 팀 내 최다인 18득점을 올리며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이날 감각적인 발 디그 등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김연경이 터키 리그 등 해외 무대에서 자주 보여줬던 기술인 '노룩(No-Look) 스파이크'가 주목받았다. 김연경은 1세트에서 점프를 할 때 오른쪽 대각으로 때릴 것처럼 상대 블로커들을 속인 뒤, 스트레이트로 코트 구석에 정확하게 꽂아 마무리했다. 김연경의 기술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몸의 방향과 시선이 오른쪽으로 쏠려있는 상황에서 정확성과 힘을 겸비한 직선 공격을 성공시킨다는 점이다. 상대편의 입장에선 김연경의 기술을 알아도 못 막고, 어떤 상황에 쓸지도 몰라서 못 막는다.
김연경의 장점은 공격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연경의 수비 능력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적인 거포지만, 수비 전문 선수인 리베로라 해도 믿을 정도로 수비가 강하다. 이처럼 김연경은 공격과 수비, 모두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완전체' 선수다. 김연경은 현대건설 전에선 무려 54.55%의 리시브 효율(수비 점유율 26.2%)을 기록했다.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하면서 흥국생명의 공격 기회로 이어가는 징검다리와 같은 역할까지도 수행한 것이다.
■ "김연경은 세계 여자배구 역대 NO.1"…메시보다는 '여자 배구계의 조던'!
이처럼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는 김연경에 대해 팬들은 흔히 '여자 배구계의 메시'라고 부른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메시처럼 여자 배구계의 최고의 선수라는 뜻에서 이 같은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공격과 수비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치는 김연경의 모습을 보면 메시보다는 '여자 배구계의 조던'이 칭호가 더 어울리는 듯하다. 메시는 공격력에서는 역대 최고라고 할 만하지만, 수비 가담 능력이 떨어지고 활동량도 적다. 반면 조던은 공격은 물론, 수비력도 최강의 실력을 자랑했다. 조던은 1987-88시즌 NBA 올해의 수비수(DPOY, Defensive Player of the Year)에 선정된 것은 물론, 9시즌 연속 NBA 올 디펜시브 퍼스트팀 가드로 뽑힌 바 있다.
물론, 조던이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뽑히는 데다, 세계 스포츠 역사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인물인 만큼, 김연경을 조던에 비유할 수 있느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김연경도 여자 배구계의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월드 스타다. 한국 여자 스포츠는 물론 세계 배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슈퍼스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배구 통계 사이트이자 종합 커뮤니티인 '발리볼박스'에서는 김연경을 여자 배구의 올타임 NO.1 선수로 꼽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선수들의 개인상과 성적 등을 포인트 형식으로 계산해 선수들의 순위를 매기는데, 김연경은 7125.15포인트로 세계적인 세터 포펑(브라질·50, 7103.75포인트)과 중국의 주팅(26, 6773.30포인트)을 제치고 1위에 올라있다. 김연경은 한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3위에 오른 주팅도 과거 김연경을 자신의 우상으로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