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가드' 이상민 사령탑 삼성의 아이러니, 주전 가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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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상민 감독이 지난 시즌 KGC인삼공사전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제공 | KBL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삼성의 아이러니다. 사령탑이 KBL 역대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꼽히는 이상민 감독이지만, 확실한 주전 가드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가진 자원을 활용해 최고의 조합을 찾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가드로 군림했다. 스피드와 어시스트뿐 아니라 득점력에 클러치 능력도 갖췄다. 당시 동 포지션에서 경쟁력있는 높이와 체격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수비력까지 과시했다. 하지만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좀처럼 1번(포인트가드) 고민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트레이드를 통해 김승현(은퇴)을 영입하고, 박재현(현 오리온) 대신 이현민(현 현대모비스)을 품고 이어 김태술(현 DB)도 데려오는 등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도 천기범(186㎝)의 성장세에 위안을 삼았다. 2016~2017시즌 삼성에서 데뷔한 천기범은 2018~2019시즌부터 경기당 20분 이상씩 뛰기 시작했다. 2018~2019시즌 경기당 평균 25분 46초를 뛰며 평균 6점, 3.9어시스트, 0.9스틸을 기록했고, 2019~2020시즌 43경기에 경기당 평균 22분 23초를 뛰며 평균 5.4점, 4.7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어시스트 부문에서 3위에 오르며 포인트가드로서 자리를 잡았다. 2위 김시래(LG·4.8개)와 격차도 크지 않았다. 


삼성 시절 이상민 감독. 제공 | KBL

성장일로에 있던 천기범이 군입대로 빠지며 1번 고민이 다시 이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호현과 김현수, 김광철에 신인 이재우 등이 있지만 천기범의 자리를 메울 주전 가드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193㎝의 이동엽과 김진영까지 장신 가드로 내세우는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여의치 않으면 넓은 시야와 패싱력을 갖춘 김동욱(194㎝)에 리딩을 맡길 수도 있지만, 1981년생으로 나이가 적지 않다. 이관희까지 1번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이 감독도 “(김)진영이와 (이)동엽이가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 (이)관희 역시 포인트가드로 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연습경기에 이들을 두루 활용하며 조합을 찾고 있다. 삼성의 임동섭, 장민국, 김준일 등 장신 포워드진은 리그 수준급이다. 앞선에서 공을 운반하고, 경기를 풀어줘야할 가드도 반드시 필요하다. 천기범의 1번 정착을 이끌었던 현역 시절 최고 가드 출신 이 감독이기에 이번에도 해법을 찾아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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