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선두 질주... 김연경-에즈기 '찰떡 호흡' 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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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챔피언스리그] 에자즈바쉬, 헤멘린나에 3-0 압승... B조 1위로 '8강 진출' 유리 


 


김연경과 에자즈바쉬가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2연승을 거두며 선두로 올라섰다.

에즈자바쉬는 20일 새벽 3시(한국시간) 핀란드에서 벌어진 헤멘린나와 2018~2019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2번째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1 25-20 25-16)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보스코비치가 팀 내 최다인 14득점을 올렸다. 이어 라슨 10득점, 귈데니즈 7득점, 김연경 6득점, 베이자 6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김연경은 1세트에만 출전했다.

에자즈바쉬 모타 감독은 김연경(대한민국·192cm)-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라슨(미국·188cm)으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를 모두 1세트 선발로 출전시켰다. 센터진도 기존 주전 선수들이 나섰다. 그러나 세터는 감제(26세·179cm) 대신 에즈기(24세·170cm)를 선발로 내세웠다.

2세트부터는 주전 선수를 교체하고, 그동안 경기 출장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투입했다. 2세트에 김연경을 빼고 휴식을 줬다. 대신 귈데니즈가 투입됐다. 3세트에는 라슨도 뺐다. 그 자리에 멜리하가 들어갔다.

센터와 리베로는 경기 출전을 거의 못했던 선수가 오랜만에 선을 보였다. 1세트 후반부터 리베로 심게 대신 딜라라 바으지(25세·165cm)가 투입됐다. 3세트에는 2000년생으로 팀 내 최연소 선수인 메르베 아틀리에르(191cm)까지 출전했다. 센터인 메르베는 날카로운 중앙속공으로 3득점을 올리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에자즈바쉬는 이날 승리로 2승 무패(승점 6점)를 기록하며, B조 1위로 올라섰다. 이어 2위 디나모 카잔(1승1패·승점 4점), 3위 우랄로츠카(1승1패·승점 2점), 4위 헤멘린나(2패·승점0점) 순이다. 우랄로츠카는 비록 3위지만, 지난 19일 2위 디나모 카잔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에자즈바쉬의 8강 플레이오프 직행이 한결 유리해졌다.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20개 팀이 4팀씩 5개 조로 나뉘어 조별 풀리그를 치른다. 조별로 4팀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풀리그를 펼친다. 각 조의 1위 5개 팀은 8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다. 그리고 2위 팀 중 성적 상위 3개 팀이 8강 PO에 합류한다.

빠르고 힘 있는 토스... 김연경·보스코비치가 웃는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에즈기 세터였다. 기존 주전 세터인 감제는 휴식을 취했다.

에즈기는 1세트부터 경기 끝까지 뛰어난 토스워크와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2018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 미나스전 패배에서 드러난 에자즈바쉬의 단점과 개선점들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광경도 연출됐다(관련 기사 : '우승팀 꺾은' 김연경-에자즈바쉬, 더 아쉬운 '1패'의 교훈).

에즈기는 자신의 장점인 빠르고 힘 있는 토스로 공격수들을 웃게 했다. 이로인해 전체적인 플레이가 빨라지면서, 상대팀의 블로킹 라인이 따라오기 힘들게 만들었다.

특히 에즈기는 이번에도 김연경과의 '찰떡 호흡'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는 볼을 네트에 가깝고 높고 힘있게 쏴주는 등 김연경이 가장 좋아하는 토스를 했다. 김연경은 강력한 공격으로 1세트에만 6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71%에 달했다.

에즈기는 보스코비치와도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보스코비치는 시간이 갈수록 특유의 파워 넘치는 공격을 뿜었다. 그동안 블로킹 벽에 종종 막히면서 어두운 표정를 짓기도 했던 보스코비치는 이날 경기에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에즈기는 센터진도 적극 활용했다. 공격 삼각편대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보다 다양한 볼 배분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에즈기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 팀이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에즈기 경기 운영... 터키리그·유럽챔스 우승으로 가는 '정도' 


 


사실 에즈기는 실력 면에서도 단순한 백업 세터가 아니다. 페네르바체가 2016~2017시즌 터키 리그 우승을 차지한 것도 김연경-에즈기의 완벽한 호흡이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 페네르바체-에자즈바쉬 경기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역대급 대역전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경기 출전 기회가 적어 우려를 자아냈다. 중요한 국면에서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감제가 경기마다 기복이 크고, 공격수들과 호흡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모타 감독은 감제 세터 위주의 경기 운영을 했다. 그 위험성은 미나스전 패배로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을 놓치면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에즈기는 감제 '독점 세터' 체제를 감제-에즈기 '투톱 세터' 제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실력으로 증명해 보인 셈이다. 경기 운영 면에서도 터키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가는 정도를 제시해준 측면이 있다.

에자즈바쉬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다음 경기는 2019년 1월 23일 새벽 1시(아래 한국시간) 러시아에서 디나모 카잔과 맞대결이다.

그러나 김연경과 에자즈바쉬는 20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직후 숨 돌릴 틈도 없이 터키 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치러야 한다. 22일 오후 8시(한국시간) 터키 리그 빅4이자 전통의 라이벌 팀인 갈라타사라이와 경기를 한다. 이 경기는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가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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