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9.68→2.63,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난 롯데 듀브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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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모습은 온전한 내 자신이 아니다."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그렇다.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31)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다.

듀브론트는 8일 잠실 LG전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2승(4패)째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 1위' LG 헨리 소사(8이닝 11피안타 4실점 3자책)와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둬 더욱 의미가 있다.

사실 듀브론트는 지난해 12월 롯데와 계약 당시부터 큰 기대를 받았다. 총액 100만달러(약 10억8000만원)의 조건.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118경기(선발 85차례)에 등판해 31승26패 평균자책점 4.89를 올린 투수다. 롯데는 두산으로 떠난 조쉬 린드블럼의 공백을 메워주길 바랐다.

시범경기를 통해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2경기에서 총 9이닝을 던져 3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KBO 리그에 처음 발을 디딘 외국인 투수 중 단연 주목을 받았다. 롯데는 3월 24일 SK전 개막전 투수로 KBO 리그 4년차 브룩스 레일리를 제쳐두고 듀브론트를 낙점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듀브론트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개막 후 5번째 등판까지 승리 없이 4패만 당했다. 롯데도 개막 7연패에 빠지는 등 시즌 초반이 불안했다. 듀브론트와 롯데에 대한 기대는 금새 우려로 바뀌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듀브론트는 차츰 희망을 보였고, 어느덧 2연승을 달성했다. 5월 1일 KIA전서 7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6전 7기 도전 끝에 감격적인 첫 승을 달성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고,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이어 8일 LG전에서도 호투,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듀브론트는 개막 후 1~4번째 등판과 최근 4경기(5~8번째 등판) 성적이 확연하게 차이난다. 첫 4경기에선 3패 평균자책점 9.68을 기록했다. 개막 후 다섯 번째 등판이던 4월 19일 삼성전에서 6이닝 4실점 3자책으로 KBO 리그 무대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는 등 최근 4경기에선 2승 1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좋은 모습이다.

세부 기록에서도 마찬가지다. 1~4번째 등판까지는 삼진(12개) 보다 볼넷(15개)이 더 많았다. 반면 최근 4경기에선 삼진(19개)이 볼넷(10개) 보다 더 많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98에서 1.42로 낮아졌다.

듀브론트가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롯데 선발진도 힘을 내기 시작했고 덩달아 팀 성적도 올라가고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최근 듀브론트의 좋아진 비결에 대해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중을 높이는 등 카운트 싸움을 잘하고 있다"며 "투구수는 줄어든 반면 구속은 오르고 있다. 보다 공격적으로 투구한다"고 평가했다.

듀브론트는 "특별히 변화를 준 것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좋아지고 있다. 훈련과 최선을 다해 경기한 결과다. 동료들과 호흡을 더해가며 신뢰 관계가 더욱 두터워졌다"며 "이전에 모습은 온전한 내 자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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