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3] '반전의 계기' IBK vs '오늘 끝낸다' 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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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끝날 것인가, 아니면 계속될 것인가.' 

챔피언결정전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지난 23일과 25일 김천에서 펼쳐진 2017-2018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은 한국도로공사의 2연승으로 출발했다. 

27일 화성에서 3차전이 펼쳐진다. 홈코트로 건너온 IBK기업은행은 벼랑 끝에 몰렸다. 3차전은 물론이고, 29일 4차전과 31일 원정 5차전까지 세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다. 

5전 3선승제인 챔피언결정전의 특성상 먼저 2승을 하는 쪽이 나오면 시리즈는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든다. 역대 사례를 비춰 봐도 리버스 스윕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기에 IBK는 3차전을 사생결단의 각오로 나서야 한다. 

특히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IBK는 지금까지 세 차례 우승을 거두면서 격년 우승 행보를 이어왔다. 2년 연속 우승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이 루틴을 깨며 이번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기에 3차전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반대로 한국도로공사는 V리그 원년인 2005년과 지난 2014-2015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오랜 염원인 'V1' 달성을 꼭 해내고 말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도로공사는 1차전에서 1세트와 2세트를 따낸 뒤, 3세트와 4세트를 내줬고 파이널세트에서도 10-14로 몰리며 패색이 짙었지만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모든 선수들이 눈물을 쏟았다. 임명옥 리베로의 모친상 이후 근조 리본을 달고 뛴 경기였기에 더욱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어려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도로공사는 경기감각과 자신감을 동시에 찾았다. 2차전도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를 여유 있게 따낸 이후, 3세트와 4세트를 잡아내는 집중력까지 보여줬다. 

도로공사는 이바나의 공격력이 1차전에 비해 살아나고 있고, 박정아의 종횡무진 맹활약이 시리즈를 강타하고 있다. 여기에 배유나의 속공과 블로킹 득점은 세트 마무리 상황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이효희 세터의 경기 운용 능력과 토스도 승리를 뒷받침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메디의 전후위 공격이 여전히 활발했지만 점프 높이가 낮아지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센터와 라이트를 오간 김희진의 공격이 상승모드라는 점이 포인트다. 3차전에서 김희진의 공격이 폭발해야 IBK가 경기를 쉽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지션과 관계없이 김희진의 공격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성공률까지 올라간다면 메디는 물론이고, 김수지의 이동공격과 고예림, 김미연의 날개 공격까지 연쇄적으로 활발해질 수 있다. 하지만 김희진이 막힐 경우 염혜선 세터나 이고은 세터는 메디만 바라볼 수밖에 없다. 

메디는 하루 쉬고 경기에 나서는 소모전을 벌써 5경기나 치렀다. 우승을 위해선 3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에너자이저'라는 별칭이 있지만 지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나머지 선수들이 얼마나 메디를 도와줄 수 있느냐에 IBK의 운명이 달려있다. 

IBK 이정철 감독은 2차전 직후 공식인터뷰에서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좋은 볼이 공격수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그러다보니 공격 기회가 찾아왔을 때 끝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오늘 경기는 이 부분에 대한 해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정된 리시브에 이은 정확한 토스가 나와야 경기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다. 잦은 세터 교체 없이 선발로 나선 선수가 코트를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세터가 바뀌면 구질과 특성이 달라져 공격수들도 적응해야 한다. 같이 훈련을 해왔다고 하지만 IBK가 시즌 중반 연승을 달릴 때는 메인과 서브가 확실하게 구분됐었다. 

도로공사는 시리즈를 빨리 끝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흐름을 완전히 잡았을 때 결정타를 날리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에게 여지를 준다면 상황이 반전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3차전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도로공사의 첫 우승일지, 아니면 IBK기업은행의 기사회생일지가 가려진다. 경기는 오후 7시에 시작된다. 놓칠 수 없는 명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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