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빈이 있는 삼성생명, 또 붙게 됐다” 절친과 맞대결 기다리는 김지영 [박신자컵]
“제가 (윤)예빈이랑 친구거든요. 하나원큐랑 다시 붙고 싶다고 계속 그랬는데 그렇게 돼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부천 하나원큐를 결승으로 이끈 주역 김지영(22)의 얼굴에서 미소가 잔잔히 피어올랐다.
하나원큐는 지난 2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0 박신자컵 4강에서 청주 KB스타즈와 2차 연장 끝에 92-83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 대회 3연패를 노리게 됐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21점을 올린 김지영이었다. 김지영은 3쿼터 2분41초를 남기고 일찌감치 4반칙으로 파울 트러블에 몰렸으나 이후 파울 없이 코트를 지켰다. 1차 연장 막판 KB 최희진의 공격자 파울 상황에서 명치를 맞아 고통스러워하며 교체되는 등 아찔한 장면도 연출했으나, 경기 후 만난 김지영의 모습에서는 아픔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지영은 “명치를 처음으로 강하게 맞아봤는데 이렇게 죽는구나 싶을 정도로 숨이 안 쉬어졌다. 지금은 괜찮다”며 “사실 좀 더 집중력 있게 경기했으면 4쿼터 안에 끝냈을텐데 집중력이 떨어져서 2차 연장 끝에 힘들게 이겼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한 때 박지수와 신인왕 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주목받던 유망주였다. 특히 여자농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더블클러치를 시도하는 등 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이후 계속된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했고, 코트에서 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김지영의 장점은 시원한 돌파다. 하지만 반대로 ‘슛’이 약해 고민이다. 특히 현대 농구에서 필수적인 3점슛이 너무 좋지 않다. 이날 경기에서도 김지영은 3점슛 6개 중 1개만 성공시키는데 그쳤다.
김지영은 “사실 3점슛을 던져야 할 때 던져야 한다. 감독님과 코치님도 자신있게 던지라고 하는데 내가 스스로 주저하는게 많다. 중요할 때 내가 던져서 안 들어가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반대로 자신의 장점인 돌파에 대해서는 “우리 가드들이 스피드가 좋아서 그 점을 이용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신다. 이제 룰이 바뀌어 돌파할 때 건들면 바로 파울이기에 자신있게 올라가라고 하신다. 그래서 우리 속공이 잘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뀐 룰이 나에게는 이득이다. 원래 슛이 약하고 돌파 위주의 선수라 예전에는 상대 수비가 3점은 열어주고 돌파만 막았는데, 지금은 수비를 붙이며 들어가면 파울을 얻어낼 수 있어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하나원큐의 결승 상대는 용인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에는 절친 윤예빈이 있다. 윤예빈도 앞서 열린 부산 BNK 썸과 4강에서 23점을 몰아넣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조별리그에서 하나원큐와 삼성생명은 같은 조에 속해 한 차례 맞대결을 가졌는데, 그 때는 하나원큐가 100-70으로 압승했다. 김지영은 “예빈이가 우리가 얄미워서 또 경기하고 싶다 그랬는데 이렇게 또 붙게 됐다”며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