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고유민 유족 “악플이 죽음 원인 아냐…구단 갑질이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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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고유민 ⓒ한희재 기자
 


▲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는 고유민 선수의 어머니(가운데).

[스포티비뉴스=국회, 정형근 기자] “고유민은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 따돌림과 갑질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프로배구 선수 고(故) 고유민 관련 기자회견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고유민의 어머니와 동생,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박지훈 변호사가 참석했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민은 지난 시즌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으로 부진에 빠졌다. 이후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쏟아지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유민 유족 측은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간 건 악성 댓글이 아니라 현대건설 배구단의 의도적인 따돌림과 사기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이 팀을 떠난 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악성 댓글 때문이 아니다”며 “현대건설이 트레이드를 시켜주겠다며 고유민에게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유도했고 기습적으로 임의탈퇴 처리했다. 트레이드해 준다더니 일방적으로 임의탈퇴를 공시한 건 명백한 대기업의 갑질”이라고 강조했다.


고유민 유족 측은 “감독이 나를 투명인간 취급한다. 나랑 제대로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내용으로 고유민이 가족과 지인, 동료들과 나눈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유민의 어머니는 "감독이 일부러 연습도 시키지 않았다. 유민이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아프다. 구단 측에 몇 번씩이나 살펴달라고 부탁했지만 변화가 없었다. 구단 측도 배구단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가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건 구단의 관리 소홀이다. 유민이의 한을 풀기 위해 도와달라"며 눈물을 흘렸다.


박지훈 변호사는 "구단은 고유민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소모품으로 여겼다. 고유민은 현대건설이 자신을 속인 것을 알고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구단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며 반박했다.


현대건설은 "경기 및 훈련을 제외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고인은 시즌이 진행 중이던 2월 29일 아무런 의사 표명 없이 팀을 떠났다. 지난 6월 고인과 미팅을 하며 진로에 대해 얘기를 나눴지만 고인은 배구가 아닌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사가 확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인의 희생으로 많은 스포츠 선수를 괴롭힌 댓글이 폐지됐다. 좀 더 일찍 이런 제도가 시행됐다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고유민은 2013-14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신인선수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고유민은 백업 레프트로 활동했고, 지난해 4월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에 잔류했다.


올해 초에는 리베로 김연견이 부상으로 빠지자 대체 리베로로 투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월 팀을 떠났고 현대건설은 고유민을 임의탈퇴 처리했다.


고유민의 유족 측과 현대건설의 입장이 엇갈림에 따라 법정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상담전화 1393,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故 고유민 유족 측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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