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영입' 포기했던 에인절스, 번디 트레이드 '대박'
[OSEN=이상학 기자]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류현진(토론토)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 중 하나가 LA 에인절스였다. LA 다저스에서 7년을 뛴 류현진으로선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에인절스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에인절스는 류현진 영입전에서 발을 뺐다. FA 타자 최대어 앤서니 렌던을 7년 2억4500만 달러에 영입했고, 투수진은 준척급 FA 훌리오 테헤란을 1년 9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또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딜런 번디(28)를 데려왔다.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하자 지역지 ‘LA타임스’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리그 두 번째로 나쁜 팀으로서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 테헤란과 번디는 검증된 선수들이지만 1선발은 아니다’며 류현진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에인절스를 비판했다.
하지만 류현진 대신 영입한 번디가 대박 치고 있다. 번디는 올 시즌 4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3승1패 평균자책점 1.57 탈삼진 35개 WHIP 0.63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리그 전체 통틀어 이닝, 다승 1위, 탈삼진 2위, WHIP 3위, 평균자책점 8위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찍고 있다. 삼진 35개를 잡아낸 동안 볼넷은 3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지난 7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9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구 10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고, 12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도 7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10탈삼진 무실점으로 또 승리했다. 4경기뿐이지만 ‘사이영상 잠재력’을 폭발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볼티모어에 지명된 번디는 고교 시절 100마일 강속구를 던진 특급 유망주 출신이지만 입단 후 팔꿈치와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다. 2016년 10승, 2017년 13승을 올리며 자리 잡는 듯 했지만 2018년 최다패(16패) 최다 피홈런(41개)으로 고전했고, 지난해에도 7승14패 평균자책점 4.79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 보강에 나선 빌리 에플러 에인절스 단장은 유망주 3명을 주며 번디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13일 ‘베이스볼아레리카’는 ‘에인절스는 번디의 패스트볼 속도가 줄었지만 슬라이더를 다듬어 2017년부터 매년 피안타율 1할8푼 이하로 기록한 것에 주목했다. 2년 연속 볼넷 비율도 리그 평균보다 낮았고, 지난해 막판부터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번디에 대해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진짜 물건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수준에 왔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게 좋다. 언제 이렇게 잘 던졌는지 모르겠다”며 “평균 이상의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던지지만 커맨드가 가장 큰 이유”라고 반등 이유를 분석했다.
베이스볼아메리카는 ‘지명 당시 사이영상 경쟁을 할 것으로 보였던 번디에 대한 예측 전망이 실현되고 있다’고 기대했다. 번디는 “지금 느낌이 아주 좋다. 잘 던질수록 자신감도 커지지만 너무 들뜨지 않으려 한다. 팀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 한다. 매일 배우며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