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트레이드' KIA, 배경에 트레이드가 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 시장의 '큰 손'이 됐다. 올해 이뤄진 트레이드 총 6건 가운데 절반인 3건에 참가했다. 구체적인 성과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선수단에 변화가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드러났다.
▷ 1월 29일 장영석 영입
2020년 첫 트레이드는 KIA와 키움 히어로즈의 1대1 트레이드였다. 장영석(KIA)과 박준태(키움)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KIA는 현금 2억원도 덧붙였다. 당시 조계현 단장은 "장영석은 주전 3루수로 뛸 수 있는 선수다. 장타력까지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 트레이드는 이범호의 등번호 25번을 이어받은 박찬호가, 3루수 아닌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하게 되는 연쇄 효과로 이어졌다. 장영석은 개막전 선발 3루수로 시즌을 시작했다. 친정 팀 키움 상대로 첫 경기에 나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기회가 오래 가지 않았다. 장영석은 공격에서는 5월 타율 0.150에 그친데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수비에서도 믿음직한 면을 보이지 못했다.
장영석은 지난 6월 8일 1군에서 말소된 뒤 퓨처스팀에만 머물러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의 사기를 우려해 직접적인 1군 말소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만족할 만한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이 트레이드는 두산과 '맞교환'으로 이어진다.
▷ 6월 8일 류지혁 영입
투수가 부족한 두산이 KIA에 홍건희 트레이드를 문의했다. 젊은 불펜 투수들이 많은 KIA는 3루수로 뛸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두산은 백업 내야수가 많아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조계현 단장은 이 트레이드가 결정된 뒤 "트레이드를 할 때는 우리 쪽에서 나가는 걸 아쉬워 하면 안 된다. 마이너스를 생각하면 트레이드 못 한다. 두 팀 모두 윈윈한다는 생각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두산이 더 강해지는 것을 경계하기보다, KIA 선수단이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문제는 류지혁의 경기력이 아니라 부상이었다. 류지혁은 KIA 소속으로 출전한 5번째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설상가상, 12일 윌리엄스 감독은 "류지혁은 기존에 다친 곳이 아닌 다른 곳에 또 부상을 입었다. 몇 주 더 상태를 지켜본 뒤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김선빈까지 11일 경기에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12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세 번째 트레이드에 합의한 이유다.
▷ 8월 12일 장현식 김태진 영입
조계현 단장은 12일 통화에서 "문경찬 제안에 김태진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결과는 2대2지만 문경찬-장현식, 박정수-김태진 1대1 트레이드 두 건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김태진이 추가된 것은 류지혁과 김선빈의 부상 때문이다. KIA는 12일 김선빈을 1군에서 말소하고 신인 박민을 올렸다. 김태진 역시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한 상황이지만, 복귀가 가시권에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류지혁 김선빈과 다르다. 조계현 단장은 여기에 덧붙여 "김태진은 저돌적이고 공격적인 선수다. 이창진 류지혁 같은 유형"이라며 "이런 선수가 KIA에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장현식 영입 배경에 대해서는 "문경찬이 빠진 사이 전상현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다. 문경찬은 그 앞에 나가는데 최근 고전하고 있다(7월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13, 8월 3경기 평균자책점 9.00). 이렇게 되면 불펜 투수들이 서로 미안한 마음만 생긴다"면서 "장현식은 1995년생으로 젊고 일찍 군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큰손' 조계현 단장은 '올 시즌 가장 트레이드를 많이 한 팀'이라는 말에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이번 트레이드는 NC가 먼저 요청했다"고 말을 아꼈다. 대신 "지금 김선빈과 류지혁이 뛸 수 없는 상황이라 내야수가 필요했다. 감독님께 설명드렸더니 좋아하셨다"고 했다.
# 그 외 트레이드
4월 6일 키움(전병우 차재용) - 롯데(추재현)
5월 30일 두산(이승진 권기영) - SK(이흥련 김경호)
6월 18일 한화(노수광) - SK(이태양)
# 구단별 트레이드 성사
KIA 타이거즈 - 3건
SK, 키움, 두산 - 2건
한화, 롯데, NC - 1건
나머지 - 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