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없으면 안 되는 선수로…지금 NC는 구창모가 간절하다
든 자리와 난 자리 모두 티가 난다. 올 시즌 전반기를 지배했던 구창모(23·NC 다이노스)는 1군에 있을 때, 그리고 빠져있을 때도 존재감이 크다. 하지만 당분간은 ‘엔구행(NC 다이노스는 구창모가 있어 행복해)’에서 ‘엔구간(NC는 구창모 복귀가 간절해)’ 모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구창모의 등판일지는 7월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보름 넘게 멈춰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KT전 이튿날 구창모를 1군에서 말소했다. 당시만 해도 ‘별다른 이상은 없으며, 한 차례 휴식을 취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1군과 동행하며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하지만 7월 29일 사직 원정 도중 확인차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좌측 전완부 염좌 소견이 나왔다. 구창모는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열흘 이내 복귀가 예상됐다.
그러나 12일까지도 구창모는 1군 엔트리에 등재되지 않았다. 11일 사직 원정길에 동행해 재검을 받았는데 염증이 첫 진단의 절반 정도 남아있었다. 이 감독은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염증이 아예 사라져야 한다. 복귀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구창모가 빠진 날부터 11일까지 NC는 8경기에서 3승5패에 그쳤다. 물론 장마의 영향으로 경기가 자주 연기되면서 드류 루친스키~마이크 라이트~이재학~최성영 등 4명의 선발 자원으로 버틸 수 있었다. 당장 구창모의 이탈로 인한 직접적 손해는 없다. 하지만 전반기 13경기에서 87이닝을 소화하며 9승무패, 평균자책점(ERA) 1.55를 기록한 ‘에이스’가 지닌 무형의 가치는 무시할 수 없다. 이 감독은 “(구)창모를 향한 기대치가 높아졌고 스스로 그만큼 올라섰다. 시즌 중반까지 오는 데 창모가 정말 큰 역할을 해줬다”며 “창모의 염증이 빨리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곁들였다.
구창모는 지난해 23경기에서 10승7패, ERA 3.29를 기록하며 NC가 기회를 부여한 이유를 스스로 증명했다. NC 역사상 첫 좌완투수 10승이라는 영예도 함께 했다. 올 시즌 초반의 행보는 더욱 무서웠다. 구창모가 지난 시즌 말부터 이어온 선발 10연승과 16연속경기 무패 모두 NC 프랜차이즈 최다기록이다. 현재진행형이기에 구창모가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이 기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보는 자체가 흥밋거리일 터이다.
어느새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성장했다. 이 자체가 구창모와 NC에는 든든한 자산이다. 이제 다시 건강하게 돌아와 이런 기대치에 부응할 일만 남았다. 회복한 구창모의 위력투는 쉽지 않은 선두 수성 과정을 겪고 있는 NC에 천군만마가 따로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