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칸타라가 누구에요?" 이강철 농담 속 데스파이네 향한 '신뢰'
"(라울) 알칸타라가 누구에요?"
KT 이강철(54) KT 위즈 감독의 농담 속에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33)를 향한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데스파이네는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를 챙기며 시즌 10승을 일궈냈다. 알칸타라(두산), 요키시(키움)와 함께 다승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초반 기복을 보이며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이강철 감독과 면담 후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6월 말부터 확실히 좋아졌다.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6월 28일 대전 한화전 이후 최근 등판한 9경기에서 7승(2패)을 쓸어담았다.
데스파이네가 기복을 보일 때만 해도 알칸타라의 이름은 이강철 감독을 쓴웃음짓게 했다. KT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알칸타라는 올 시즌 10승 1패, 평균자책점 2.72로 에이스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성적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난해에는 11승11패, 평균자책점 4.01이었다. 알칸타라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KT 입장에선 속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데스파이네가 최근 기대했던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알칸타라의 그림자도 지울 수 있었다. 이제는 알칸타라가 생각나지 않겠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강철 감독은 "알칸타라가 누구에요"라는 농담으로 여유를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데스파이네에 대해 "확실히 리그에 적응한 모습"이라며 흐뭇해 한 뒤 "갖고 있는 능력이 좋은 선수다. 시즌 초반과 달리 변화구를 잘 활용하면서 좋아진 것 같다. 변화구 구사율을 높이면서 체력을 세이브하는 효과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데스파이네는 100개를 넘게 던지고도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자랑한다.
데스파이네는 혼자서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에이스의 책임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체력 저하의 우려가 따를 수도 있다. 이 감독은 "본인에게 물어봤는데 괜찮다고 한다. 작년에 마이너리그에서 선발로 20경기 이상 등판했다. 선발로 많은 경기를 뛰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더라. 200이닝도 괜찮다고 했다. 나로서는 '고맙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11일까지 데스파이네는 116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리그 전체 1위다. 이강철 감독의 말대로 200이닝 돌파도 가능해 보인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올 시즌 36경기에 선발로 나서 222⅔이닝을 소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