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신정락급” 한화 강재민, 사령탑도 인정한 2900rpm 슬라이더
[OSEN=고척, 이종서 기자] "노리고 배트를 돌려도 안 맞는 경우가 많아요."
용마고-단국대를 졸업한 강재민(23・한화)은 2020년 2차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8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됐다.
프로 첫 해. 적응 기간을 마친 강재민은 한화의 주축 선수로 자리 매김하기 시작했다.5월 한 달 동안 나선 퓨처스리그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0(9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눈도장을 받았고 지난 6월 9일 처음으로 콜업됐다. 콜업 다음날인 롯데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강재민은 1⅔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뒤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에 들어갔다.
6월 28일 1군에 돌아온 강재민은 이후 꾸준히 1군에 남아 불펜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19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2.89의 성적을 기록했다.
프로 첫 해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젊은 투수의 모습에 사령탑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마운드에서의 경험이 적은 선수인데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 또 제구력이 안정됐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주무기 슬라이더에 대한 가치를 높게 샀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무엇보다 슬라이더 회전수가 2900RPM 이상이 나온다. 과거 신정락 선수가 3000RPM 전후로 나왔다"라며 "꺾여 나가는 것이 워낙 빠르다. 타자들이 노리고 돌려도 안 맞는다. 확실한 주무기가 있으니까 삼진율이 많다"고 설명했다.
사이드암 투수지만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막는 부분도 강재민의 강점이다. 강재민은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2할3푼1리,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이 2할2푼2리에 그친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우타자를 상대로 많이 등판시키고 있지만, 편차가 5푼 이내로 차이가 크지 않다”라며 장점으로 꼽았다.
강재민은 사령탑의 칭찬에 다시 한 번 호투로 화답했다.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5-5로 맞선 7회말 올라와 박병호-김웅빈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혜성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주효상에게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1이닝을 완벽하게 지웠다.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는 만큼 '신인왕' 경쟁도 한 번은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 최원호 감독대행은 “아직 많은 경기 나서지 않았다”고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남은 시즌도 잘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기분 좋은 바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