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야쿠르트 스카우트 부장, "뷰캐넌 재계약, 마지막 순간까지 고민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1).
선발투수로서 팀내 1위인 9승(6패)을 기록 중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키며 이미 100이닝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1선발 다운 안정적인 모습의 뷰캐넌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에서 3년 간 자기 역할을 해냈던 투수다.
일본에 이어 한국까지 그가 아시아 야구에 잘 적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뷰캐넌의 일본 시절 소속팀이었던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외국인 스카우트 책임자 오쿠무라 마사유키 국제그룹 부장에게 물었다.
오쿠무라 부장은 먼저 뷰캐넌이 야쿠르트에 입단하기 직전 연도의 비화를 공개했다.
"제가 미국 마이너리그를 시찰했을 때 뷰캐넌에 주목한 스카우트는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과 한국의 한 구단만 관심을 가지고 서로가 경쟁한 결과 처음에 생각했던 금액보다 약간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한 우리가 뷰캐넌을 획득하게 됐습니다."
오쿠무라 부장은 뷰캐넌의 장점에 대해 "다른 미국인 투수 처럼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는 타입은 아니지만 메이저리그 경험도 있고, 싱커나 슬라이더로 땅볼을 유도할 있다는 점이 좋다고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쿠무라 부장은 뷰캐넌이 야쿠르트에서 뛰던 세 시즌을 돌아 보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야쿠르트가 속한) 센트럴리그 타자들은 다른 리그에 비해 강한 스윙보다 볼을 잘 지켜보는 타자가 많아 땅볼 유도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땅볼을 유도하더라도 당시의 우리 팀 내야수들의 수비력이 떨어져 있어 뷰캐넌을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뷰캐넌은 평균자책점이 좋아도 승운이 없거나 한 점차로 패전투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오쿠무라 부장은 한국이라면 충분히 활약할 만한 가능성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타자들은 센트럴리그보다 파워 있는 타자가 많고, 수비만 잘 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뷰캐넌의 성공 여부가 아군의 수비력에 달려 있다는 점은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KBO 리그의 투수중 가장 많은 병살타를 유도하고 있는 투수가 바로 뷰캐넌이다.
뷰캐넌의 병살 유도 회수는 총 20회로 2위 애런 브룩스(KIA 타이거즈)보다 6차례나 많다. 내야수들에게 병살타를 완성 시킬 수 있는 수비력이 있다면 뷰캐넌의 가치는 높아진다.
뷰캐넌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일본을 떠났지만 야쿠르트와 안 좋게 헤어지지는 않았다.
오쿠무라 부장은 "뷰캐넌이 많은 이닝을 소화해 주는 투수라 마지막 순간까지 내년에도 계약할 지 여부를 구단 스텝들과 고민했습니다. 올 시즌 삼성에서 뛰는 영상을 보면 좋은 볼을 던지고 있어 다행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뷰캐넌도 오쿠무라 부장에 대해 "항상 존중해주시고 격려해주시고 가족들도 항상 챙겨주셨다.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일 때도 항상 변함 없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있다"고 삼성 구단을 통해 코멘트했다.
올 시즌 뷰캐넌은 예전에 비해 너클 커브를 잘 구사하고 있다. 또 포수 강민호가 각 이닝이나 주심의 특성에 따라 볼 배합을 적절하게 바꿔가며 뷰캐넌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야쿠르트에서는 2018년의 10승 11패가 캐리어하이였던 뷰캐넌. 그는 일본에서 달성한 두 자리수 승리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