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초조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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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승 다툼의 분수령은 맞대결이다. 누구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전북 현대는 결코 초조해하지 않는다.

전북은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5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에서 김보경의 멀티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11승2무2패(승점35)를 기록, 수원 삼성과 0-0으로 비긴 1위 울산 현대(승점36)를 승점 1점 차로 따라 붙었다.

우승을 놓고 2년 연속 치열한 사투를 펼치고 있는 전북과 울산의 '현대가' 전쟁에 다시 불을 지피는 결과였다. 전북은 울산에 승점 4점 차로 앞서던 상황에서 7월 첫 경기였던 10라운드, 상주 상무에 0-1로 패배를 당했다. 울산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점 차 추격에 나섰고, 11라운드에서 전북이 성남 FC와 2-2로 비기는 사이 대구를 3-1로 물리치며 전북을 밀어내며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어진 12라운드에서도 전북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기며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으로 주춤했다. 반면 울산은 강원 FC를 1-0으로 꺾고 전북에 승점 3점 앞선 1위를 지켰다.

이후 전북은 13라운드 FC 서울전 3-0 승리를 기점으로 연승 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1위 울산은 쉽게 잡혀주지 않았다. 리그 5연승(FA컵 포함 7연승)의 상승세를 바탕으로 나란히 승리를 챙기며 15라운드까지 승점 3점 차를 유지했다.

15라운드에서도 두 팀의 간격은 좁혀지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다. 한창 분위기가 좋은 대구를 상대로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전북과, 하위권에 처져 부진한 수원 삼성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울산의 상황을 놓고 보면 더욱 그랬다. 김보경도 "울산이 계속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맞대결 때까지 우리도 연승을 이어가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전북이 승점 3점을 챙기며 3연승에 성공한 사이, 울산은 수원과 득점 없이 비기며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울산이 주춤한 덕에 간격이 좁혀진 만큼 전북으로선 선두 탈환에 대한 욕심을 내비칠 만도 했다. 하지만 조세 모라이스 감독도, 전북 선수들도 생각보다 덤덤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울산을 의식하기보다 '전북다운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짚었다. 그는 "사실 대구전이 상당히 힘들 것이라 얘기하면서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잘하는 걸 하고 상대가 잘하는 걸 못하게 하면 매 경기 이길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며 여유를 보였다.

우승 경쟁에 대한 초조함을 찾아보기 어려운 건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다. 쫓고 쫓기는 두 팀의 상황을 생각하면, 라이벌 울산의 결과에 신경이 쓰일 법도 한데 선수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멀티 골로 팀의 승리를 이끈 김보경은 "울산이 비긴 건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울산이 계속 이길 거라고 생각해서 맞대결 때까지 연승 행진을 이어가자는 생각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오히려 조금 놀랐다"고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어느 한 팀이 갑자기 심각한 부진에 빠지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은 최종전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우승의 향방은 앞으로 남은 두 번의 맞대결 결과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한 경기 끝날 때마다 바뀌는 승점 차이에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전북의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전북은 이미 첫 번째 맞대결에서 울산을 2-0으로 꺾은 기억이 있다. 김보경은 "전북의 모든 선수들은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는 말로 우승 경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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