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근·종규·승현·종현 줄부상, 허재호 골밑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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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재호 골밑에 초비상이 걸렸다. 

오세근, 김종규, 이승현, 이종현. 2017년 FIBA 아시아컵, 뉴질랜드, 중국과의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1라운드 A조 1~2차전까지 허재호 골밑을 지킨 핵심 빅맨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재결합은 당분간 불가능하다. 

공교롭게도 시간차를 두고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거나 오른다. 이승현이 지난 1월 오랫동안 미뤄온 발목 뼛조각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그리고 이종현이 2월 4일 전자랜드전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 두 사람은 2월 23일과 26일 홍콩전, 뉴질랜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오세근과 김종규도 당분간 허재호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다. 김종규는 23일 발목 수술을 받았다. LG 관계자는 "뼛조각 제거를 위해 발목을 열었더니 연골도 좋지 않아 팽팽하게 다듬는 수술을 같이 했다. 재활기간은 12주인데 복귀는 4개월 이상 잡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오세근도 플레이오프 일정이 끝나자마자 수술대에 오른다. 종합병원이다. 최근 부상한 왼쪽 발목이 그나마 가장 상태가 좋다. KGC 관계자는 "발목은 시간이 지나면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발목 부상으로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 1~2차전 결장도 사실상 확정이다.(원주 원정 불참)

시즌 직후 지난 1년간 좋지 않았던 새끼손가락과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는다. KGC 관계자는 "손가락이야 테이핑을 하고 참으면서 뛰었는데, 무릎은 상태가 정말 좋지 않다. 손가락, 무릎 수술을 받으면 6월 대표팀 참가는 힘들다. 대표팀 주치의가 있는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의 6월 28일, 7월 1일 중국, 홍콩 원정 불참은 확정됐다. 이승현도 재활 상황에 따라 허재호 합류가 불발될 수 있다. 결국 리카르도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게 확실하다. 

그래도 중국전, 홍콩전은 괜찮다. 허재호는 1승만 더하면(홍콩만 이기면) 중국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진출을 확정한다. 그들 없이 홍콩을 이기는 건 큰 문제가 없다. 진짜 고민은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과 9월 13일, 17일로 예정된 중국월드컵 아시아예선 2라운드 E조 1~2차전이다. 



일단 아시안게임. 병역혜택이 걸렸다. 월드컵 예선 도중에 치러지지만,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러나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6년 연속 거주하지 않은 귀화선수는 나설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현 시점에서 라틀리프의 아시안게임 출전은 미지수다. 사실상 쉽지 않다. 

다음시즌 개막에 맞춰 재활 중인 이종현은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가능하다. 오세근과 김종규는 상황을 봐야 한다. 뛸 수 있다고 해도 실전 경기력 회복이라는 변수가 있다. 최악의 경우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이승현, 라틀리프 모두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못한다. 그럴 경우 현실적으로 메달 획득은 쉽지 않다. 오히려 망신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허재호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2월 말 홍콩전, 뉴질랜드전서 라틀리프가 합류했지만, 많은 부작용을 노출했다. 당시 뉴질랜드 폴 헤나래 감독은 "한국은 외곽에서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찬스를 보는 팀이었는데 라틀리프의 합류로 오히려 외곽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수비하기에 편했다"라고 꼬집었다. 실제 라틀리프 위주의 정적인 움직임, 다시 말해 올 시즌 삼성이 풀리지 않을 때의 약점이 반복됐다. 

라틀리프는 좋은 센터다. 그러나 라틀리프가 합류했다고 해서 허재호의 전력이 급속히 올라가는 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궁극적으로 오세근, 김종규, 이종현 등이 적절히 뒷받침해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당분간 그럴 동력이 없다. 부상 악재가 치명적이다. 이들이 2라운드 1~2차전이 열리는 9월까지 회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끔찍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위기가 기회다. 이 기회에 다른 빅맨들을 등용하거나 허재호 스타일에 변화를 꾀할 수도 있다. 최근 선수 활용폭이 좁다는 비판을 받았던 허 감독이 오히려 반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KBL에 토종 빅맨 풀은 좁다. 혼란은 불가피하다. 더구나 아시안게임, 중동원정이 줄줄이 잡힐 월드컵예선 2라운드는 작년보다 힘든 일정이다. 

한편으로 토종 빅맨들의 줄부상은 우연으로만 치부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KBL 정규시즌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는 지적이다. 10개 구단 간판스타들의 피로 누적에 의한 부상위험 노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스폰서 노출, 스포츠토토 등 현실적으로 정규시즌 54경기를 축소할 수 없다면, 주당 일정을 줄이고 전체 기간을 늘리는 방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KBL이 이 부분에 대한 현실인식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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