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황인범 백승호' 중원 조합, 선수 장점 죽이고 불안감만 노출
[BO]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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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10:27
공격적으로 구성한 중원 조합이 독이 됐다.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 한국이 태국과 1-1로 비겼다. 전반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수파낫 무에안타에게 동점골을 실점했다.
한국은 이날 황인범과 백승호로 3선 조합을 구성했다. 3선에 두 명을 배치했지만 수비적인 구성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태국을 홈으로 불러들인 만큼 낮은 위치부터 공격을 전개할 수 있는 선수들을 나란히 포진시켜 경기를 주도하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구상은 시작부터 엇나갔다. 태국이 경기 초반 생각보다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아찔한 상황들이 나왔다. 두 선수 모두 수비적으로 상대를 강하게 막아설 수 있는 유형은 아니어서 태국이 공격할 때는 오히려 약점이 됐다. 힘으로 밀어내기 어려운데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패스로 풀어나가는 것도 원활하지 않았다.
결국 후방 패스 전개 실수가 몇 차례 위험한 장면으로 연결됐다. 후반 동점골 실점 장면도 스로인 상황에서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를 파고든 상대 선수를 저지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 목표했던 대로 점유율 79%를 기록하며 주로 공을 잡고 경기를 운영했으나 몇 안 되는 상대 공격을 버티는 힘이 부족했고, 이는 무승부로 이어졌다.
이전 실패 경험이 전혀 교훈이 되지 않았다. 보완책 없이 마냥 공격적인 중원 구성은 얼마 전 전임 감독 체제에서 실패한 바 있는 선택이다. 지난해 11월 2차 예선 1차전 싱가포르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를 빼고 황인범, 이재성으로 미드필드를 꾸려 5-0 대승을 거뒀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말레이시아와 경기 때도 같은 조합을 꺼내들었다가 3-3 무승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시에도 점유율은 81%로 압도적 우위였는데 가끔 나오는 상대 공격이 다 치명타가 됐다.
무리한 전술로 선수들이 제 실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만 늘어나고 있다. 뒤에서 정우영이 받칠 때 '벤투호 황태자'로 빛났던 황인범은 이전보다 낮은 위치에서 뛰는 때가 잦아지면서 매번 고군분투하고 있다. 소속팀 버밍엄시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이반 수니치와 함께 뛰며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백승호도 오랜만에 치른 A매치 복귀전에서 본인의 장점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기사제공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