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금 류현진이 중요한 게 아니다… MVP에 담긴 의미, 올해 진짜 일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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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의 스프링캠프, 아니 KBO리그 전체 스프링캠프의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주인공은 전격적인 친정 복귀를 선언한 류현진(37‧한화)이다. 메이저리그에서 11년을 보낸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언젠가는 반드시 해야 할 한화 복귀를 놓고 고민하다 지난 2월 22일 한화와 계약하며 리그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8년 총액 170억 원(비공개 옵트아웃 조항 포함)이라는 대형 계약과 함께 한화로 돌아온 류현진의 일거수일투족은 매일 언론과 팬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정 선수의 캠프 불펜피칭, 라이브게임 일정, 그리고 향후 일정이 이렇게 큰 주목을 받은 사례는 별로 없었다. "박찬호 한화 입단 이후 최고 이슈"라는 평가도 나온다.

류현진의 가세는 한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을 완전히 바꿨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최하위라는 굴욕을 맛봤던 한화는 2023년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프리에이전트(FA) 투자를 단행했으나 순위는 한 단계 오른 9위에 그쳤다. 4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간신히 피한 것에 그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구멍이 많았다. 그러나 류현진 복귀 후 리그 관계자들은 한화를 5강 경쟁의 다크호스로 평가한다. 특급 외국인 투수 이상의 전력이 가세한 효과다.

전성기에서는 일단 지나간 류현진이 복귀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류현진 하나의 가세만으로도 5승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산술적으로 5~10승 플러스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어쨌거나 류현진 이외의 다른 선수들의 업그레이드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홀로, 그것도 5일에 한 번 마운드에 오르는 류현진이 팀을 다 끌어갈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한화의 2024년 오키나와 캠프 최우수선수(MVP) 선정은 의미가 있다. 1차 호주 멜버른, 2차 일본 오키나와 캠프를 거친 한화는 3일로 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끝내고 4일 귀국한다. 한화는 2차 오키나와 캠프를 마치기 전 2차 캠프 MVP를 뽑았는데 야수 정은원과 투수 김민우 김서현이 영예를 안았다. 성적만은 아니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실전 성적을 떠나 코칭스태프가 열심히 했다고 평가한 선수들로 뽑았다"고 설명했다. 노력이 코칭스태프의 인정을 받은 케이스다.

세 선수가 올해 한화의 핵심 퍼즐로 뽑힌다는 것을 고려하면 굉장히 긍정적인 대목이다. 겨우내 열심히 훈련을 한 것이 코칭스태프의 눈에 들어왔고, MVP까지 뽑힌 건 그만한 성과도 있었다는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대보다 못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기에 올해는 반등을 기대할 만하다. 그 반등 자체가 한화의 포스트시즌 가능성을 밝히는 요소다. 팀의 미래까지 생각하면 어쩌면 류현진의 가세보다 더 중요한 대목이 될 수 있다.

신인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팀의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한 정은원(24)은 지난해 122경기에서 타율 0.222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다. 공격이 흔들리자 전체적인 경기력에서 흥이 나지 않은 케이스다. 올해는 FA로 안치홍이 가세하며 주전 2루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결국 연습경기에서는 외야 가능성도 테스트를 받으며 포지션 변환을 예고했다. 한화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상수는 다소 부족하다. 2021년 139경기에서 타율 0.283, 출루율 0.407을 기록하며 골드글러브급 2루수로 활약했던 정은원은 고점을 보여준 선수다. 당시 성적을 되찾는다면 한화 타선은 획기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한때 팀 선발 마운드의 미래로 불렸으나 점차 그 기세가 사라져 지난해 추락한 김민우(29)의 반등도 기대를 모은다. 김민우는 2021년 14승을 거두는 등 암흑기 한화의 한줄기 빛이었다. 2022년에도 163이닝을 던지며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지난해 12경기에서 1승6패 평균자책점 6.97이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성적을 내며 자존심을 구겼다. 한화는 류현진, 외국인 선수 두 명(펠릭스 페냐‧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까지 4선발까지는 확실하다. 5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데 김민우가 2021년 모습을 되찾는다면 막강한 선발 로테이션 구축도 가능하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해 큰 기대를 모은 '파이어볼러' 김서현(20) 또한 역시 기대가 큰 선수다. 지난해는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커맨드 난조 탓에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1‧2군을 오갔다. 그러나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교육리그를 오가며 부지런히 기량을 갈고 닦았고, 올해는 캠프부터 훈련 성과가 좋다는 평가 속에 팀 불펜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원래 제구가 나빴던 선수가 아닌 만큼 자신의 장점을 찾는다면 불펜 필승조로도 기대를 모은다. 150㎞대 후반을 던질 수 있는 재능은 분명 리그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재능이다.

캠프를 마친 최원호 한화 감독도 흡족하다. 최 감독은 "큰 부상 없이 2차 캠프까지 잘 치러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2차 캠프는 게임 적응을 목적으로 진행했는데 투수도 야수도 모두 목표한 대로, 계획대로 잘 이행돼 만족스럽다. 이제 시범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잘 끌어올려 정규시즌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 이외의 성과를 확인한 한화가 올해 일을 낼 수 있을지 기대치는 더 커지고 있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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