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빅리거 나오는 팀” 다음 LG 주자는 광속 사이드암, 하프 피칭으로 140㎞ 돌파 부활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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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윤세호 기자] “(정)우영이가 준비를 엄청 잘했다. (고)우석이를 보고 승부욕이 불타고 있다.”

동료의 성공이 동기부여가 된다. 단순한 성공이 아닌 빅리그 진출이면 더 그렇다. LG 광속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25)이 함께 뒷문을 책임졌던 샌디에이고 고우석(26)을 보며 힘차게 페달을 밟았다. 지근거리에서 함께 해온 선배의 도전길을 자신도 걷겠다는 다짐이다. 사령탑은 정우영의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정우영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에서 스프링 캠프에 임하고 있다. 그런데 상황이 보통 투수와는 다르다. 엄밀히 말하면 재활 중인 투수다. 정우영은 지난해 11월15일 팔꿈치 뼛조각을 포함해 이상이 있는 부위를 모두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13일에 우승하고 14일 저녁에 입원했다. 그리고 15일에 수술했다”며 “한국시리즈 기간에 이미 빨리 수술하기로 했다. 빨리 수술해야 빨리 돌아오지 않나. 그래서 가장 빠른 날짜에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괴물 같은 회복력을 자랑하고 있다. 수술로 인해 11월16일 롤렉스 시계가 전달되고 아와모리 소주를 마신 축승회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빠르게 잠실구장에서 훈련했다. 수술한 투수라고는 믿기 힘든 모습에 코치와 선수들이 수술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다. 재활을 목표로 캠프에 참가했는데 22일(한국시간) 하프 피칭까지 소화했다.
 



정우영은 “내가 생각해도 놀랍다. 솔직히 지금 당장 경기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오늘 하프 피칭에서도 144㎞가 나왔다. 구속을 보고 나도 모르게 힘을 주면 안 되니까 일부러 조절했다”며 “마음 같아서는 4월부터 시즌에 돌입하고 싶다. 하지만 내 모습을 완벽히 찾는 게 먼저다. 평균 구속 150㎞ 이상이 나올 때 1군에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2022시즌 LG는 42세이브로 구원 1위 고우석, 35홀드로 홀드 1위 정우영이 필승 공식을 만들었다. 속구 구속 150㎞가 훌쩍 넘는 투수 두 명이 최강 불펜을 이뤘다. 하지만 둘 다 2023시즌은 고난의 해가 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비 과정에서 밸런스가 흔들리거나 부상을 당했다. 팀은 통합 우승을 차지했지만 고우석과 정우영 모두에게 작년은 아쉬움이 남는 해였다.
 



정우영은 “작년에 여러 가지를 시도했다가 내 장점을 잃어버렸다. 나는 구속이 장점인 투수인데 이 부분을 놓쳤다”며 “그래서 지금 준비 과정도 구위부터 찾는 것으로 가고 있다. 너무 주위에서 들리는 얘기에 신경 쓰지 않고 구위를 찾으면서 슬라이드 스텝을 수정하는 것까지만 생각한다. 변화구는 그다음에 준비할 생각”이라고 앞으로 과제를 설명했다.

2022시즌 투심 평균 구속 151.5㎞를 찍었다. 뱀처럼 움직이는 광속구에 빅리그 스카우트도 레이더건을 켰다. LG에서 고우석과 함께 메이저리그(ML) 진출이 유력한 투수로 꼽혔다. 정우영은 이르면 2025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태평양을 건널 수 있다.

현재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있다. 정우영은 고우석 다음을 바라본다. 그는 “얼마 전까지 함께 여기서 밥 먹었던 우석이 형이 ML 유니폼을 입고 던진다. 많이 신기했다. 사람이 좀 달라 보였다”고 웃으며 “나도 우석이 형을 따라서 꼭 가고 싶다.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된다. 그래서 쉬는 날 ML 시범경기도 보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물론 눈앞의 목표는 2024시즌이다. 2019년 신인 시절부터 필승조로 활약했고 그 모습을 되찾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시즌 후 프리미어12 참가도 다짐했다.

정우영은 “늘 그랬지만 욕심이 많이 난다. (유)영찬이 형이 마무리에서 잘하면 좋겠지만 나도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프리미어12도 있는데 거기도 꼭 나가고 싶다”며 앞으로 2년 동안 다시 승리공식을 만드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렸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의 훈련을 지켜보면서 “우영이가 준비를 엄청 잘했다. 우석이를 보고 승부욕이 불타고 있다”며 “이렇게 팀 문화가 생기고 선순환이 이뤄진다. 우리도 계속 빅리거가 나오는 팀이 될 것”이라고 밝게 웃었다. [email protected]
 



기사제공 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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