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류현진 "향후 8년간 유일한 목표는 한화 우승"
23일 스프링캠프 합류 위해 오키나와로 출국
"건강하게 한화 돌아오겠다는 약속 위해
메이저리그 다년 계약 거부"
1차 목표는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
12년 만에 KBO리그에 복귀한 류현진(한화)이 한화의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미국 진출 전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것을 지킬 수 있어서 뜻 깊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와 계약이 만료되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시장에서는 그가 메이저리그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 전망했지만, 스토브리그 막바지에 다다른 시점까지도 계약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결국 이달 19일을 기점으로 류현진의 한화 복귀 소식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그는 22일 계약기간 8년 총액 170억 원의 역대 최고 대우로 KBO리그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계약이 조금 늦어졌지만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며 “(메이저리그) 다년 계약 얘기도 나왔지만 건강하게 (한화로)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다년계약은) 내가 강력하게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 복귀를 결정한 시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 구단에서 (계약을) 잘 해주셔서 금방 진행됐다”며 “8년 계약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단장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됐다. 나 역시 책임감이 생긴다. 8년을 채우면 '최고령 투수'가 되는 만큼 영광스럽고 자부심도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올 시즌 목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첫 번째”라며 “고참도 많이 영입했고 FA선수들도 들어왔다. 어린 선수들도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 자신감이 있을 것 같아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기간) 8년 동안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2022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고 지난해 8월 마운드로 복귀한 류현진은 현재 몸 상태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토미 존 수술 2~3년 차에 팔이 가장 편안해진다”며 “실내 투구수를 65구까지 끌어올렸고,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 후) 괜찮으면 불펜투구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자동 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 피치클록 등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단 스트라이크 존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그것만 어느 정도 감이 잡히면 충분히 적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치클록에 대해서도 류현진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피치컴(투수와 포수가 사인을 주고 받기 위한 전자 장비)을 사용하면 오히려 수월할 것”이라며 “만일 피치컴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사인 2~3회를 바꿀 시간이 부족해 조금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리그로 돌아온 만큼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마침 올해 11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가 열린다. 류현진은 “뽑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보낸 11년에 대해 “월드시리즈 등판, 완봉승, 2019년 평균자책점 1위, 아팠던 순간들까지 많은 기억이 있다”며 “투수가 할 수 있는 수술은 다 한 것 같다. 그러고도 복귀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LA다저스와 토론토 팬들께도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 한국일보 박주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