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리는 삼각 트레이드…키움 웃고, 삼성 흐뭇, SK 울상

[BO]스포츠 0 1198 0
 

선수를 주고받은 세 구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18년 12월 모두가 놀란 깜짝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1982년 시작된 KBO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삼각' 트레이드로 세 선수가 팀을 옮겼다. 트레이드 자체가 잘 성사되지 않는 리그 특성을 고려하면 임팩트가 꽤 컸다. SK 외야수 김동엽(30)이 삼성, 키움 외야수 고종욱(31)이 SK 유니폼을 입었고 삼성 포수 이지영(34)이 키움으로 이적했다.

가장 큰 트레이드 효과를 본 구단은 키움이다. 이지영은 삼성에서 강민호 백업으로 입지가 좁았지만, 히어로즈에선 다르다. 박동원과 출전 시간을 양분하며 공·수에서 활력소가 되고 있다. 지난해 키움을 한국시리즈(KS)로 이끈 주역 중 한 명이다. 특히 SK와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0.364(11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두산과의 KS에서도 타율 0.300(10타수 3안타)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뒤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하며 팀에 잔류했다.

올 시즌에도 다르지 않다. 14일까지 8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208타수 64안타)을 기록했다. 제이크 브리검과 이승호가 선발 등판하는 경기에선 주전 마스크를 쓴다. 손혁 키움 감독은 박동원, 주효상을 적절하게 투입해 안방을 관리 중이다. 삼성에 있을 때보다 출전 횟수가 늘었고 팀 공헌도도 커졌다. 선수와 구단 모두 윈-윈 트레이드에 가깝다.

김동엽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동엽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20홈런을 넘긴 거포다. SK 소속 시절에는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보다 힘이 더 좋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탄탄한 체격 조건(186㎝·101㎏)에서 나오는 파워가 엄청나다. 정확도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그걸 장타로 만회한다. 하지만 이적 첫 시즌이던 지난해 타율 0.215, 6홈런, 25타점으로 부진했다. 60경기 출전에 그치며 많은 기회를 잡지 못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삼성이 기대한 모습이 나온다. 14일까지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12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8월 이후 29경기 타율은 0.389(90타수 35안타). 최근 10경기에선 타율이 무려 0.452(31타수 14안타)이다. 13일 잠실 LG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인 5안타를 몰아쳤다. 어느새 팀 내 홈런 2위, 타점 공동 3위까지 올라섰다. SK 시절보다 홈런이 줄었지만 삼성에 필요한 거포 자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종욱은 기복이 심하다. SK 첫 시즌이던 지난해 3할2푼대 타율로 '트레이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그러나 올해 성적이 심각하게 떨어졌다. 62경기 출전해 타율이 0.243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웠다면 54명 중 52위. 빠른 발이 강점이지만 올해 도루 성공이 단 한 번이다. 출루율이 0.284로 낮으니 뛸 기회조차 잡는 게 어렵다.

SK는 지난 6월 외야수 노수광을 한화로 트레이드했다. 노수광은 고종욱과 같은 왼손 타자로 발이 빠른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염경엽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뒤 고종욱에 밀려 출전 빈도가 확 줄었고 결국 트레이드 매물로 사용됐다.

염 감독은 넥센(현 키움) 감독 시절 고종욱을 주전으로 중용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낸 기억이 있다. 노수광 트레이드는 '고종욱을 흔들림 없이 기용하겠다'는 시그널에 가까웠지만, 성적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고종욱을 영입하면서 김동엽을 포기해 팀의 강점이던 '홈런 타선' 해체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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