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도현→나성범→황대인→임기영→KIA가 진짜 저력을 확인하는 시간, 캔버라·오키나와·고치의 땀을 믿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막 후 열흘이 흘렀을 뿐인데…
KIA 타이거즈에 봄부터 부상자가 잇따라 나온다. 오키나와의 ‘라이징스타’ 윤도현이 스프링캠프 막판 옆구리를 다쳐 연습경기에 못 나오더니, 시범경기서도 출전기회를 잃었다. 애당초 큰 부상이 아니었지만, 퓨처스리그에도 아직 나오지 못했다.
나성범은 시범경기 막판 주루를 하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2023년 후반 시즌아웃의 원인 역시 햄스트링이었다. 통증이 심한 상태가 아니어서 4월 중 복귀 가능성도 있다. MZ사령탑 답게 ‘앓는 소리’를 하지 않는 이범호 감독도 “성범이는 있어야죠”라고 했다.
개막 후에도 부상자들이 어김없이 나왔다. 우선 황대인이 지난달 27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서 우선상에 뚝 떨어지는 안타를 치고 1루를 밟다 햄스트링을 다쳤다. 고인 피가 빠져야 재검진을 통해 재활 프로세스가 나온다. 복귀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듯하다.
투수 첫 부상자는 필승계투조 사이드암 임기영이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불펜 투구를 실시하다 왼쪽 복사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았다. 1주일 후 정밀검진을 실시한다. 그런데 임기영은 2022년에도 함평 스프링캠프 초반 같은 부위의 부상으로 이탈했다. 역시 재활기간은 나오지 않은 상황. 같은 부위에 또 다치면서 우려를 샀다.
결국 나성범, 황대인, 임기영의 부상은 KIA의 뎁스를 시험대에 올렸다. 일단 나성범 공백은 이우성과 이창진이 번갈아 우익수로 출전해 메운다. 4번타자는 다시 최형우가 맡았다. 황대인의 몫은 서건창 등이 적절히 1루와 타석에서 보완한다.
임기영 공백을 메우는 방법은 오리무중이다. 2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불펜 투수 한 명이 올라올 수도 있다. 그런데 황대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1루수 요원 한 명이 더 필요하다는 이범호 감독의 얘기도 있었다.
임기영이 빠져나갔지만, 메인 셋업맨 최지민과 전상현을 필두로 장현식, 곽도규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는 여전히 막강하다. 임기영은 장현식, 곽도규와 함께 5~6회를 맡는 셋업맨이다. 2일 새로운 불펜투수가 1군에 올라오지 않는다면 기존 불펜투수들이 조금씩 임기영의 몫을 분담해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마치면서 팀의 뎁스가 좋아졌다고 했다. 그만큼 호주 캔버라, 일본 오키나와의 땀방울이 굵었다. 일본 고치에서 2군 선수들의 훈련 밀도도 대단했다. 한 마디로 지금이 KIA 뎁스의 위력을 확인할 시간이다.
이들의 결장기간이 길어지면 KIA로선 좋을 게 없다. 그러나 그들이 당장 없어도 KIA 공수주에 큰 손실이 없다는 걸 확인한다면, 새로운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무난히 적응한다고 가정하고 KIA도 한숨 돌릴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메인 셋업맨을 뒷받침할 불펜, 1루 수비 및 한 방을 도맡을 야수가 적지 않다. 오히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팀의 케미스트리가 자연스럽게 강화되는 모습도 기대할 수 없다. 이범호 감독의 임기응변능력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준비된 사령탑답게, 오픈마인드 사령탑답게 어렵지 않게 플랜B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 마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