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대결' 성사에 비기도 배워…원태인에게 특별한 서울시리즈
김하성에 안타 맞았지만, 마차도는 삼진 처리
글래스노우에 커브·투구 밸런스 등 조언 구하기도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야구대표팀 오른손 투수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은 지난 7일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를 앞두고 상대하고 싶은 타자로 김하성과 매니 마차도(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지목했다.
그의 바람은 열흘 뒤 실현됐다. 김하성에게는 안타를 맞았지만, 마차도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원태인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3회말 대표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3회말 2사 1, 3루와 4회말 2사 1, 2루 위기가 있었지만 각각 주릭슨 프로파를 삼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한국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두 번째 투수(원태인)가 대담하게 잘 던졌다"고 극찬했다.
원태인은 샌디에이고 4번 타자 마차도, 5번 타자 김하성과도 맞붙었다.
3회말 1사 1루에서 마차도와 만나 먼저 볼 두 개를 내줬지만, 곧바로 체인지업 두 개로 스트라이크 두 개를 잡았다. 가운데 몰린 직구가 파울로 연결됐지만, 곧이어 결정구로 던진 76.9마일(약 123.8㎞) 체인지업으로 마차도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삼진을 잡은 직후 그는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원태인은 이에 대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결한다는 것이 '야구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큰 경험이 될 이번 경기를 최대한 즐기려 했다"며 "마차도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겠다고 말했는데, 현실이 돼서 웃음이 나왔다"고 밝혔다.
마차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원태인은 뒤이어 김하성과 대결했다. 원태인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90.7마일(약 146㎞) 직구를 던졌는데, 김하성이 이를 받아쳐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안타로 연결했다.
2019년 삼성에 입단한 원태인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 KBO리그에서 8타수 무안타 3볼넷 1삼진으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빅리거가 된 김하성은 4년 만에 리턴매치에서 원태인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원태인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던진 직구가 잘 들어갔다고 생각했는데, 하성이형이 잘 받아쳤다. 하성이형은 원래 좋은 선수였는데, 오늘 대결해 보니 왜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지 알게 됐다"고 박수를 보냈다.
원태인에게는 이번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는 배움의 장이기도 했다. 16일 훈련 중에 만난 LA 다저스의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는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
그는 "글래스노우의 주무기인 커브는 내가 가장 부족한 구종이다. 그래서 어떻게 커브를 던져야 할지 물었는데 글래스노우가 자세하게 알려줬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 경기에서 던져봤다. 안타를맞았지만, 의미 있었다"고 "고 말했다.
이어 "투구 밸런스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다. 훈련할 때 이를 응용했는데 좋은 투구 밸런스를 찾았다. 글래스노우에게 감사 인사하고 싶다"고 했다.
기사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