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유니폼' 입고 평점 최상위권…이강인, 국대 발표날 부활 → PSG는 랭스와 2-2 무승부
[BO]악어
0
5564
0
03.11 10:32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파리 생제르맹의 이강인이 확실하게 부활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평점 최상위권으로 경기력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냈다.
파리 생제르맹은 11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끝난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25라운드에서 스타드 랭스와 2-2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파리 생제르맹은 2위 브레스트와 격차를 여전히 10점으로 유지해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이강인이 다시 선발에 복귀했다. 앞서 AS 모나코와의 리그앙 24라운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원정 경기에서는 벤치에 앉았었다. 모나코전에서는 종료 직전에 들어가 4분만 뛰면서 불안한 입지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소시에다드전이 반등 포인트가 됐다.
이강인은 소시에다드를 상대로 후반에 들어가 짧은 시간 부여된 기회를 확실하게 잡아챘다. 투입 10분 만에 번뜩였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가슴 트래핑 이후 지체없이 왼발 로빙 패스를 연결했다. 이강인 눈에 들어온 킬리안 음바페의 침투에 정확한 패스로 반응했다.
처음 보는 장면이 아니다. 이강인은 음바페의 속도를 살릴 줄 안다. 패스가 정확한 이강인은 지난해 10월 브레스트전에서도 음바페의 골을 도왔다. 그때도 지금처럼 음바페의 움직임을 예측해 상대 뒷공간으로 볼을 떨어뜨려주는 시야와 패싱력을 과시했다. 음바페의 골을 다시 도우면서 이강인은 가진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 공격 포인트로 이강인은 개인 통산 챔피언스리그에서 처음 도움을 올렸다. 앞서 AC밀란과 조별리그에서는 골을 넣었다. 더불어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 이영표, 손흥민 다음으로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게 됐다.
파리 생제르맹 주전 자리도 다시 되찾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랭스를 상대로 이강인을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포워드에 뒀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킬리안 음바페를 벤치에 둔 점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고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기정사실이 된 지금 음바페 없이 전력을 다지려는 의도가 보였다. 자연스럽게 이강인이 중심이 돼 공격을 풀어가야 했다.
이강인이 의지를 다질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이날 파리 생제르맹은 한글 유니폼을 새롭게 만들어 착용했다. 지난해 르아브르와 경기에서도 선수 전원 한글로 이름을 새기고 뛴 적이 있다. 이때도 이강인은 선발로 나섰다. 예상대로 이강인은 의욕적이었다. 전반 5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 다닐루의 헤더를 유도했다.
이강인과 달리 파리 생제르맹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 7분 아슈라프 하키미가 골문 앞에서 볼 처리를 미루다가 오우마르 디아키테에게 볼을 뺏겼고, 마르샬 무네트시에게 실점했다.
빠르게 따라붙어야 했던 파리 생제르맹은 공세를 높였다. 전반 17분 곤살로 하무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슈팅했고, 유니스 압딜하미드 맞고 자책골이 되면서 이내 동점을 만들었다.
2분 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이강인이 크게 관여했다. 오른쪽에서 볼을 잡고 문전을 슬쩍 본 이강인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다. 상대 수비 맞고 하무스에게 흘렀고, 이를 정확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2-1을 만들었다. 이강인의 어시스트는 아니었지만 장점인 왼발 킥력으로 랭스 수비를 당황하게 만들어 비중이 분명히 컸다.
파리 생제르맹은 더 달아날 기회가 충분했는데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다 전반이 끝나기 전 디아키테에게 2-2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에도 이강인은 활발하게 움직였다. 랭스의 견제도 거세졌다. 후반 3분 이강인은 상대 강한 태클에 넘어지기도 했다.
이강인은 후반 18분 골을 노렸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직접 돌파에 성공한 이강인은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기습 슈팅을 날렸다. 힘이 잘 실렸고, 방향도 괜찮았는데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강인은 남은 시간 자유롭게 움직였다. 후반 28분 음바페와 우스만 뎀벨레가 들어오면서 이강인은 2선으로 내려가 볼을 더욱 많이 가지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활동 반경을 넓힌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은 음바페의 여러 슈팅에도 득점에 실패하면서 2-2로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오랜만에 파리 생제르맹 소속으로 풀타임을 뛰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다녀오고 처음이다. 이날 이강인은 슈팅을 시도한 2개 모두 유효 슈팅으로 만들었다. 드리블 돌파와 키패스도 각각 2개씩 기록했다. 볼 경합 승리도 6차례에 달했고, 피파울도 4개를 유도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이강인은 축구 통계 매체 '풋몹'으로부터 7.6점의 호평을 받았다. 이는 7.7점을 받은 워렌 자이르-에메리에 이은 팀 내 2위로 골을 넣은 하무스(7.5점)보다도 높은 평점이었다.
한편 이강인은 11일 황선홍 한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발표하는 3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실력은 두 말 필요로 하지 않지만 아시안컵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신체적으로 충돌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이강인은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사과하고, 대표팀 동료들에게 모두 사과하면서 선수단 갈등은 봉합했다. 그러나 자숙의 기회를 주는 차원에서 대표팀 선발을 미뤄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황선홍 임시 감독의 선택에 눈길이 쏠린다.
기사제공 스포티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