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최준용이 남긴 사고…‘수장’ 문경은이 사과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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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잠실학생체 전영민 기자] 지난 8일 KGC전을 앞두고 인터뷰실에 나타난 문경은(49) SK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사과와 교육 강화를 먼저 약속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문 감독은 A선수를 먼저 언급했다. “A선수를 만나 대화를 나눴는데 너무 힘들어한다. 절대 이런 사건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교육시키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감독이 어두운 표정으로 사과를 한 이유는 포워드 최준용의 실수 때문이다. 최준용은 지난 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생방송 중 실수로 동료 A선수 노출 사진을 내보냈다. 최준용은 방송 중단 후 바로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이미 A선수의 전라 사진은 순식간에 여러 커뮤니티로 흘렀다. 이에 SK는 징계위원회를 열고 3경기 출전 정지를 발표했다. 문 감독은 “준용이에게 사고 경위를 들었을 때 엄청난 실수라는 것을 알았다. 인성이나 교양 교육을 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 감독의 사과보다 돋보인 것은 A선수에 대한 배려다. 문 감독은 최준용의 실수를 사과하기보다 피해자가 된 A선수의 상태를 먼저 공유했다.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징계가 정해지기 전까지 A선수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 사이 A선수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까지 묘사했다. 문 감독은 “A선수가 사건 당일 저녁에는 어리둥절했던 것 같다. 그리고 아침에 미팅했을 때 내 앞에서 눈물을 흘리더라”며 “선수도 힘들어하고 선수 부모도 정말 힘들어 한다. 그런 제자를 지켜보는 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도 A선수는 경기 개시 전까지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선발 라인업을 고민하던 문 감독에게 출전 가능 소식을 전했다. A선수의 출전 여부를 두고 고민하던 문 감독도 그제서야 선발 라인업을 확정했다. 문 감독은 “A선수가 ‘이왕이면 코트에 나가서 얻어터지겠습니다’라고 하더라”며 “그런 일 때문에 한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어차피 경기 출전해서 모두를 마주쳐야만 한다. 잘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A선수를 배려했다면 사고 당사자 최준용에게는 질타를 쏟아냈다. 이례적으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감독은 “준용이 개인이 손해가 큰 것이다. 팬심이나 자신 값어치를 스스로 높여야 하는 프로판에서 실수든 아니든 잘못된 것”이라면서 “프로선수로서 값어치 떨어진 걸 올리려면 엄청난 노력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 느낀 게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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