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호잉 집 찾아 작별 인사…국경 넘어선 특별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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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지난 6월 한화에서 방출된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31)이 팀 내에서 가장 아꼈던 선수는 하주석(26)이었다. KBO리그 첫 해였던 2018년 스프링캠프 때부터 먼저 다가온 하주석과 가까워졌고, 자신과 닮은 플레이 스타일을 보며 더 큰 호감을 느꼈다. 

출국 전 호잉은 “모든 한화 동료 선수들이 고맙지만 그 중에서도 하주석이 가장 고맙다. 야구 외적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내게 남동생 같았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을 때는 너무 슬퍼서 울기도 했다”며 하주석에게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지난 6월22일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호잉은 이튿날 대구 원정 중인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그 자리에 하주석은 없었다. 5월 중순 햄스트링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뒤 서산 재활군에 있던 시기였다. 얼굴을 보지 못한 채 헤어질 수도 있었지만 3년간 호잉과 우정을 쌓은 하주석이 가만 있지 않았다. 

호잉은 미국 출국 전 신변정리를 위해 일주일 더 대전에 있었고, 하주석은 출국 전날 그의 가족이 머문 집을 찾았다. 하주석은 “통역 형이랑 연락해 호잉이 미국으로 가기 전날에 찾아가 만났다. 마침 월요일 쉬는 날이기도 했고, 마지막으로 얼굴을 보고 인사하고 싶었다”며 “외국인 선수였지만 서로 대화를 많이 했다. 우리 선수들과 잘 지냈다”고 말했다. 



호잉은 “하주석은 나와 비슷한 유형의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그런지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내야 땅볼을 쳐도 아웃되지 않을 것이란 마음으로 뛰는 하주석의 자신감과 열정을 높이 산다”고 이야기했다. 호잉과 하주석 모두 공격적인 타격, 과감한 주루 플레이, 강한 어깨와 폭넓은 수비 범위로 몸을 사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내야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 질주를 하다 허벅지를 다친 하주석은 50일가량 1군에서 공백기를 가졌다. 하지만 부상 전후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 올 시즌 33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39안타 1홈런 16타점 11득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최근 10경기 타율 3할5푼으로 뜨겁다. 5일 대전 NC전에선 시즌 1호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맹타를 쳤다. 

하주석은 “작년에 부상으로 거의 쉬었고, 올해도 초반에 잘하다 부상을 당해 아쉬웠다. 1년 넘게 다치면서 아까운 시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조금 더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부상 기간 팀이 연패에 빠져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빨리 낫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서산에 있는 동안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리빌딩 모드로 어린 선수들이 많아진 팀에서 하주석도 이제는 중간급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어느 팀이든 연패를 하거나 성적이 안 좋으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서로 조금 더 응원하면서 해야 한다. 후배들이 많이 생겼고, 이제 나도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왔다. 후배들이 재미있게 야구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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