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뿔났다, 그 누구도 아닌 이종현이었기에 아쉬웠던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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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오렌지 캬라멜을 진짜 좋아했는데 그때(드래프트)부터 싫어하게 됐다.”

울산 현대모비스의 이종현이 팬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9일 유튜브 채널 「스톡킹」에 이대성, 최준용과 함께 출연한 그가 신인 드래프트 당시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과정이었다. 농담과 진담이 섞인 이종현의 한마디는 매우 큰 화살로 돌아오고 말았다.

정용검 캐스터가 진행하는 「스톡킹」은 MBC스포츠플러스에서 독립한 유튜브 채널로 다양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6화 방송에서는 이대성과 최준용이 출연했으며 이종현이 깜짝 게스트로 참가해 시선을 끌었다.

오락성이 짙은 프로그램인 만큼 그동안 숨겨진 이야기들을 속 시원히 털어낸다는 측면에서 「스톡킹」의 기능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종현은 너무 솔직했던 탓일까. 아니면 재미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공감이 되지 않았던 것일까. 팬들은 그의 발언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종현은 2016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최준용, 강상재를 제치고 당당히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평소와 달리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정용검 캐스터는 이종현에게 신인 드래프트 지명 이후의 기분을 물었고 이에 대해 “오렌지 캬라멜을 진짜 좋아했는데 그때부터 싫어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당시 신인 드래프트에는 오렌지 캬라멜의 리지가 추첨을 도왔다). 

이후 '이종현에게 리지란?'이란 질문에도 "그냥 연예인, TV에 나오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물론 가벼운 질문이었고 대답 역시 가볍게 흘러가는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지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쉽게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유재학 감독, 그리고 현대모비스라는 팀의 무거운 이미지가 신인 선수에게는 분명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법. 이종현이 말하고자 하는 건 그런 부분이지 않았을까.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이종현의 발언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큰 실망감을 드러내며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그들이 느낀 것은 분명 달랐기 때문이다.

팬들의 반응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종현이란 존재는 현대모비스를 떠나 한국농구 10년을 이끌 것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컸다. 그런 그가 오랜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을 때 아낌없이 지지한 건 팬들이었다.

팀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가 같은 발언을 했다면 분명 분위기는 달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히 실망스러울 수 있는 상황. 특히 이종현이기에, 그만큼 기대했지만 충족시켜주지 못한 그이기에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종현은 2016-2017시즌 데뷔 이래 크고 작은 부상으로 풀타임 출전 경험이 없다. 특히 슬개건 파열 및 전방 십자인대 부상이라는 중상으로 아직 100%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팀의 미래이자 현재가 될 것이란 선수의 장기 부상에도 꿋꿋이 지지를 보낸 팬들이었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반갑지 않은 이야기였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사랑 및 관심이 없으면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구단과의 갈등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부분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 결국 상처는 고스란히 팬들에게 주어지게 된다. 이종현이 간과한 것은 그 부분일 것이다.

표현의 자유란 동전의 뒷면에는 책임감이란 단어가 붙게 된다. 이종현의 발언에 팬들이 실망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대했기에 상처는 더욱 크다.

이종현은 재기 가능성이 높은 선수이며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런 선수이기에 팬들의 반응 역시 더욱 싸늘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농담 섞인 발언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종현의 언어적 표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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