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는 산타기 훈련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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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매년 반복되는 산타기 논란, 어떻게 봐야 할까.

프로농구 비시즌이다. 다가오는 2020~2021 시즌을 위해 각 팀들은 훈련에 한창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전지훈련이 불가하다. 국내 전지훈련을 가는 팀도 있고, 훈련 체육관에서 내실을 다지는 팀들도 있다.

훈련 방법은 감독 성향에 따라 다르다. 촘촘히 훈련 스케줄을 짜는 감독도 있고,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스타일도 있다.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 중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두느냐도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든 해외든 전지훈련을 가 1~2주간 집중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은 대부분의 팀들이 한다. 비시즌 훈련을 소화하기 위한 체력은 물론, 이 때 몸을 만들어야 긴 정규리그를 버텨낼 수 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선수들의 산타기 훈련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험한 산을 오르는 것은 아니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경사지를 뛰어올라가는 방식이다. 일부 선수들 사이에서 '너무 힘들다', '필요성을 못느끼겠다'는 성토가 나왔고 경사지를 뛰어오르는 훈련이 무릎이나 발목에 부하를 준다는 얘기가 나오자 농구팬들은 구시대적 훈련 방식이라며 감독들을 욕하기 바빴다. 일부 선수들과 팬들은 미국프로농구(NBA) 얘기를 꺼낸다. 세계에서 가장 농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NBA에서 등산 훈련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느냐는 주장이다. 때문에 최근 새롭게 감독이 된 지도자들은 산악 훈련을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산타기 훈련을 무조건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 훈련을 한다고 욕할 필요도 없다. 먼저 진실이 아닌 건 수정해야 한다. '경사지를 뛰면 특정 부위에 무리가 간다?' 이건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가파른 길을 뛰면 햄스트링, 아킬레스건 등 농구 선수들이 다치기 쉬운 부위가 단련된다. 일반일들도 산을 오를 때는 부상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다. 문제는 하산할 때다. 하산을 할 때 무릎과 발목 등에 힘이 많이 가해진다. 그래서 산타기 훈련을 할 때 선수들을 걷거나 뛰어서 내려오게 하는 팀은 한 군데도 없다.

프로 선수들을 모아놓고 단체로 체력 훈련을 꼭 해야하느냐에도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 한국 프로 선수들에게는 체력 훈련이 필요하다는 게 지도자들의 공통적 생각이다. 감독들도 선수들이 소집 날에 맞춰 스스로 100% 체력을 끌어올려오면 너무 좋다. 중요한 전술 훈련을 할 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선수들은 보통 비시즌 훈련 소집 전까지 휴식을 취하거나 개인 활동을 하고, 소집 후부터 몸을 만들어야겠다는 '암묵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물론, 스킬 트레이닝 등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최근 늘어나고 있지만 완벽하게 체력 훈련까지 하는 선수는 드물다.

NBA의 경우, 선수들이 훈련 소집 때 알아서 몸을 만들어온다. NBA에는 선수들이 넘쳐난다. 준비가 부족하면 금방 감독 눈밖에 나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자기 손해다. 최고 스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도 늘 자신의 SNS를 통해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한다. 하지만 한국 프로팀의 경우 선수들이 너무 부족하다. 한국 감독들도 몸 만들어온 선수들 위주로 훈련하고 기회를 주고, 준비가 안된 선수들에게는 불이익을 주면 편하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가는 한 시즌을 온전히 끌고가지 못한다. 코칭스태프는, 한 선수도 빼놓지 않고 베스트 컨디션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결론을 내보면, 훈련 방식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산타기 훈련이 무조건 나쁘다고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신 감독들도, 선수들도 조금씩 열린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감독들은 효율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훈련 방법을 연구해야 하고, 선수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자주 소통하면 훈련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다. 선수들은 프로 선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늘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몸과 마음의 준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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