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도 유행인가봐…”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의 이유 있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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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양/민준구 기자] “부상도 유행인가봐….”

인천 신한은행은 지난 15일부터 강원도 양양에서 2차 전지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경상도 경주에서 진행한 1차 전지훈련에서 체력 강화를 목표로 했다면 이번 양양에서는 새 시즌에 사용할 전술 익히기에 나서고 있다.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만큼 아쉬움보다는 만족감이 더 클 이번 2차 전지훈련. 그러나 정상일 감독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정상일 감독을 이토록 힘들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부상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0 WKBL 3x3 트리플잼 1차 대회에서 김연희를 잃었다. 불의의 부상이었지만 전력 손실이란 결과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올 수밖에 없을 터. 특히 외국선수가 없이 치를 2020-2021시즌인 만큼 185cm의 장신 센터 김연희의 부재는 속이 쓰린 결과다.

문제는 하루가 지날수록 부상자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성공의 길을 걸었던 이휘걸, 구나단 코치가 함께하고 있지만 부상자들의 속출은 쉽게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정상일 감독은 “장기 부상이 아니라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루가 지날수록 누군가가 다치고 회복하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오늘(21일)만 하더라도 (김)이슬이가 발가락 통증을 느껴 본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니지만 하루마다 생겨나는 전력 공백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부상도 유행인 건지 한 명이 아프기 시작하면 또 다른 누군가가 아프다”라며 쓰린 속을 달래지 못했다.

신한은행의 비시즌 훈련 강도가 높기 때문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일까. 꼭 그렇지도 않다. 정상일 감독과 함께 중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휘걸, 구나단 코치는 입을 모아 “우리가 구상했던 훈련 강도보다는 확실히 떨어진다. 아무래도 아픈 선수들이 조금씩 나오다 보니 계획했던 페이스대로 움직이기가 힘들다”라고 밝혔다.

정상일 감독 역시 “예전처럼 아픈 몸을 억지로 이끌며 운동하는 시대가 아니다. 선수들의 몸 상태에 따라 훈련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감독의 입장에선 골치가 아픈 일이지만 멀리 보려면 지금부터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걱정이 되지만 새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다가오는 새 시즌을 온전히 치르기 위해선 굿이라도 해야 할 형편이다. 실제로 정상일 감독은 양양 전지훈련을 마친 뒤 고사를 지낼 생각이라고.

“평소에는 믿지 않았던 것들도 믿게 되더라. 지푸라기도 잡고 싶다는 심정이다. 인천으로 돌아가면 고사라도 지낼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달라질 거란 확신은 없지만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 정상일 감독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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