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승리 후 데얀은 서울 선수들을 꼭 안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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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대구 FC)이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상대는 자신의 친정 팀 FC 서울이었다.

대구는 14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6라운드 서울과 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뒀다. 대구의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순간이다. 대구는 창단 후 역대 최다득점 타이 그리고 최다점수 차 승리를 기록했다. 2014년 11월 K리그2(2부리그) 강원 FC를 상대로 6-1, 5골 차로 승리한 적이 있다. 1부리그에서는 최초로 작성한 기록이라 의미가 더욱 컸다.

데얀은 후반 23분 교체투입 돼 후반 27분 팀의 여섯 번째 골을 터뜨리며 6-0 대승을 완성했다. 아크 오른쪽에서 올라온 세징야의 프리킥을 깔끔한 헤딩으로 마무리 지었다. 데얀의 올 시즌 마수걸이 골과 팀의 역사상 최다 골. 게다가 지난 시즌 으르렁거렸지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서울 격파까지, 데얀의 기쁨이 배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데얀은 골 세리머니를 최대한 자제했다. 상대 팀 서울에 대한 예우를 지킨 것이다. 데얀은 서울의 전설적 공격수였다. 서울에서 8시즌을 뛰며 서울의 우승을 이끌었고, K리그 최초 3년 연속 득점왕, 한 시즌 최다 득점(31골·2012년) 등 역사를 함께했다. 데얀은 서울에 대한 애정이 그 누구보다 큰 선수였다. 2017년을 끝으로 서울을 떠나 수원 삼성으로 이적할 때 데얀은 "서울을 상대로 골을 넣어도 골 세리머니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고, 이 약속은 꾸준히 지켜졌다. 대구 유니폼을 입고 서울을 처음으로 상대했고, 첫 골을 넣었지만 데얀은 서울에 대한 예의를 잊지 않았다.

데얀이 서울을 생각하는 마음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느낄 수 있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데얀은 그라운드 가운데로 향했다. 먼저 자신에게 달려와 안긴 팀 동료 세징야와 기쁨을 나눈 뒤 그는 서울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데얀은 아드리아노를 꼭 안아줬다. 그리고 박주영과 고요한에게 차례로 다가가 포옹해줬다. 세 명 모두 서울에서 데얀과 함께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0-6 역사적 참패를 당한 서울의 옛 동료들을 향해 자신의 진심을 전한 것이다. 이들을 안아준 뒤 데얀은 대구 선수들과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데얀은 서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언제나 서울을 상대하는건 이상한 기분이다. 서울에 좋지 않은 감정이 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한때 일부 직원과 약간의 갈등이 있었을 뿐, 지금은 전혀 나쁜 감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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