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썩힐 수 없다" 꼴찌 한화, 1등 마무리 활용법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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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이상학 기자] “불펜 에이스가 저렇게 썩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화 정우람(35)은 KBO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로 꼽힌다. 한화로 이적한 지난 2016년부터 최근 5년간 107세이브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이 기간 100세이브 넘게 한 투수는 정우람이 유일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손승락이 94세이브로 뒤를 잇는다. 가장 꾸준하면서도 안정적인 1등 마무리가 정우람이다. 

그런데 정우람은 올 시즌 팀의 31경기 중 7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출전률이 22.6%로 한화의 시즌 팀 승률과 같다. 최근 15연패 기간 단 2경기 등판에 그쳤다. 세이브 상황은 당연히 없었다. 15연패 직전이었던 지난달 22일 창원 NC전 4세이브째 이후 추가 소식이 없다. 

한화가 무려 15연패를 당하면서 정우람의 불펜 대기 시간이 하염없이 길어졌다. 굳이 표현하면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 격이었다. 지난해 11월 FA 자격을 얻은 정우람과 4년 총액 39억원, 무옵션 계약을 체결한 한화로선 정우람의 실력과 관계없이 투자 대비 효율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새롭게 한화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대행은 정우람 활용법을 달리 할 생각이다. 최원호 대행은 9일 롯데전을 앞두고 “정우람과 면담했다. 기본적으로 불펜 에이스가 저렇게 썩고 있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라며 상황에 따라 멀티 이닝 활용 의사를 내비쳤다. 


정우람은 지난 2018년 한용덕 전 감독 부임 후 1이닝 마무리로 제한됐다. 2018년부터 최근 3년간 총 119경기에 등판했지만 2이닝 투구는 딱 한 번으로 지난해 4월24일 대전 롯데전이 유일했다. 1⅔이닝 5경기, 1⅓이닝 14경기로 1이닝을 초과한 투구가 20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한화가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정우람 활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원호 대행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등판 시점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문제인데 7회는 너무 빠르다. 셋업맨은 1이닝에서 2이닝 정도로 본다. 정우람도 2이닝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호 대행은 “감독들이 8회에 마무리를 안 쓰려고 버티고 버티다 더 안 좋은 상황에 올린다. 무사 만루에 올라갈 바에야 주자 없이 2이닝을 던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정우람에게도 물어봤는데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하더라. 점수 차이가 나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지만 3점차 이내면 2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대신 2이닝을 던진 다음날은 무조건 휴식이다. 최원호 대행은 “2이닝 던진 다음날은 무조건 쉬게 해줄 것이다. 혹사는 투구수 대비 휴식일이 중요하다. (롱릴리프가 아닌 이상) 불펜투수가 2이닝을 넘기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정우람도 상황에 따라 2이닝을 맥스로 두고 쓸 것이다”고 새로운 활용법을 예고했다. 

최 대행의 정우람 활용법이 한화에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일단 한화가 리드하는 상황부터 만들어져야 한다. 15연패 기간 한화는 한 번도 5회 이후 리드를 잡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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