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임 주장' 김영환, '신임 캡틴 김현민'한테 한 조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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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시즌 중반에 고비가 올 거다. 그 때, (김)현민이가 중심을 잘 잡아줬으면 좋겠다"

부산 kt는 2019~2020 시즌을 6위(21승 22패)로 마쳤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에 들었지만, 2019~2020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정규리그도 완주하지 못했다. kt는 2010~2011 시즌 이후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약간의 전력 변화가 있었다. 한희원(195cm, F)과 최성모(187cm, G) 등 쏠쏠하게 활약한 선수들이 군에 입대했고, 오용준(193cm, F)과 김수찬(187cm, G)이 울산 현대모비스에 합류했다. 여기까지는 큰 변화로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6월 1일. 모든 구단이 선수단 소집을 했고, kt 역시 2020~2021 시즌 준비를 위해 선수단을 모았다. 그 때, kt에 큰 변화가 있다는 걸 알았다. 2016~2017 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김영환(195cm, F)이 김현민(198cm, F)한테 완장을 넘긴 것.

kt 많은 관계자가 김영환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김영환의 코트 기여도가 그리 높지 않아도, 김영환의 존재감을 크게 생각했다.

kt 한 관계자는 "우리 팀에 어린 선수가 많다. 경기 분위기에 휩쓸릴 때가 많다. 그 때 (김)영환이가 중심을 잘 잡아줬다. 그리고 코트 밖에서도 선수들을 많이 챙겼다. 출전 시간이 짧아져 소외된 선수들한테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며 '주장 김영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그러나 주장은 고된 자리다. 선수들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은 물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선수들에게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교량 역할을 해야 하고, 코트에서 중심을 잡을 줄 알아야 한다.

kt로서는 아쉬운 일이다.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영환 개인만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김영환은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놨다.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내가 몸이 안 좋거나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내 몸을 조절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주장직을 내려놓음으로서 달라진 자신을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주장을 맡았기 때문에, 몸을 생각할 여유가 많지 않았다. 선수들을 이끌려면, 몸이 좋지 않아도 어떻게든 훈련이나 경기에 참가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이제는 내 컨디션이 온전히 맞춰서 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여유'에 관한 구체적인 의미를 언급했다.

그렇다고 해서, 김영환이 자신만 생각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팀의 고참이자 팀원으로서 팀을 생각해야 하는 의무감은 갖고 있다. 김영환은 "주장에서 내려왔다고 해서, 의무에 무책임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나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을 뿐이다"며 '책임감'을 여전히 강조했다.

신임 주장인 김현민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을 것 같았다. 김영환은 우선 "지금은 아마 (김)현민이가 할 일이 크게 없을 것 같다. 지금부터 분위기가 나쁘면, 이번 시즌은 접어야 된다.(웃음) 몸을 만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크게 나쁠 게 없을 것 같다"며 현 시점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을 때와 시즌 중간에 고비가 올 때, 현민이가 주장으로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물론, 현민이가 주장 경험이 없기에, 힘들어할 수 있다. 현민이가 힘들어할 때, 내가 고참이자 경험자로서 현민이를 도와줘야 한다. 서로서로가 도와줘야 할 상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김현민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계속해 "주장 혼자서 짊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내가 주장일 때 팀원들의 도움을 받은 만큼, 현민이도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런 상황이 형성된다면, 팀 분위기가 끈끈해질 것"이라며 김현민을 도와주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다. 무거운 짐은 내려놨지만, 후배에게 주어진 무거운 짐을 같이 들어주고 싶었다. 김영환의 마음은 그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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