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4홈런' 한승택, KIA의 '붙박이 안방마님'으로 거듭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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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7G 타율 0.319 4 홈런 기록하며 뜨거운 공격력 선보여

[오마이뉴스 권혁중 기자]
 




KIA 타이거즈의 포수 한승택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월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 펼쳐졌다. 양 팀 모두 1승씩 챙긴 터라 이날의 경기에 위닝시리즈의 향방이 달려 있었다. 위닝을 따내기 위해 양팀은 용병 에이스(KIA-가뇽, LG-윌슨)를 선발투수로 기용했다.
 
하지만 이날 가뇽은 LG 타자들에게 완전히 공략 당했다. 4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2볼넷 5실점을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삼진을 6개 잡기는 했지만 7개의 안타를 맞으며 상대 타자들에게 제압됐다. 17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던 가뇽의 기록도 깨졌고, 팀도 13-5로 패배했다. LG에게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아쉬운 결과를 냈지만, 이날 한승택은 뜨거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팀과 팬들을 기대하게 했다.
 
8번타자로 출장한 한승택은 첫 타석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회말 2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선 한승택은 윌슨의 144km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시원하게 넘기는 투런 홈런을 때렸다. 3-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의 불씨를 키움과 동시에 팀원들의 사기를 진작시켰다. 한승택의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한승택은 김대현의 몸쪽 직구를 노려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큰 점수 차가 난 상태였지만 멀티 홈런을 기록해 끈질긴 공격력을 선보이며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냈다.
 
이날 팀은 졌지만 한승택은 4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형 포수로 불리던 한승택은 자신의 뜨거운 공격력을 당당히 뽐내며 붙박이 안방마님 자리에 한 걸음 다가갔다.
 
KIA 타이거즈의 고민 중 하나는 꿋꿋이 안방을 지키는 포수의 부재였다. 2009년 당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김상훈 이후로 확실한 주전 포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 간간이 안방마님 역할을 했던 차일목, 이성우, 이홍구 등은 지속적으로 안방을 지키기에는 부족했다.

지난 2017년 팀 우승에 일조했던 포수 김민식은 현재 1군에 없다. 지난해 53경기에 출장해 0.167의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 하지만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전력을 따로 보강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승택은 현재까지 KIA의 안방마님으로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올 시즌 17경기에 출장해 0.319의 타율과 4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5월 한 달에만 4개의 홈런을 때리며 자신의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3개)를 단숨에 넘으며 뜨거운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에는 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큰 공헌을 한 바 있다.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로 방망이는 침묵했지만 도루를 두번이나 저지하며 자신의 강한 어깨를 뽐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지명을 받아 선수생활을 시작한 한승택은 같은 해 이용규의 FA 보상선수로 지명돼 KIA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후 군복무를 마친 뒤 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2017시즌 96경기에 출장해 0.229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2019시즌에는 부진한 김민식을 대신해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데뷔 첫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0.223의 타율과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여전히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향상된 프레이밍 능력과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으로 수비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실책도 다섯 개밖에 되지 않았으며 주전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승택은 앞서 수비는 검증됐지만 항상 부족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올 시즌 한승택은 다르다. 초반부터 무서운 타격감을 선보이며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도 되는 포수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게다가 한승택은 1994년생으로 다른 팀의 주전 포수들에 비해 아직 젊다. 따라서 올 시즌뿐만 아니라 앞으로 KIA의 안방을 책임질 수도 있게 된다. 이러한 한승택은 과연 KIA 타이거즈의 붙박이 안방마님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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