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포기' 오재원이 택한 침묵, 정말 책임 회피였을까 [오!쎈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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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종서 기자] 많은 비난 여론. 오재원(두산)의 침묵은 어떤 의미일까.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SK의 경기. 2회말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은 SK 선발 박종훈이 초구를 던지는 순간 배트를 내려놓았다.

이 장면은 ESPN을 통해 미국으로 퍼졌다. 메이저리그 투구 영상을 분석하는 롭 프리드먼은 이 장면에 대해 ‘스윙이냐, 아니냐’고 흥미로워 했다.

한 차례 유명세를 타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 오재원의 행동이 투수를 흔들기 위한 고의적인 장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오재원에게 '매너가 없는 행동'이라고도 했다.

오재원은 침묵했다. "이슈가 되고 내가 욕 먹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이유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씨가 옮겨 갈 것 같아 이야기하지 않겠다. 내가 욕 먹는 것이 낫다"는 것이 오재원의 공식 입장이었다.

오재원이 덮으려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 두산 측은 "선수가 확대를 원하지 않고, 본인 역시 말을 아끼고 있다. 특별히 밝힐 부분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SK 관계자 역시 “상대 선수가 밝히지 않는 만큼 우리 역시 이야기할 것이 없다”고 선을 그엇다.

취재 결과 당시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오재원이 타석에 들어서서 타격을 하려고 한 순간 SK 벤치에서 '누군가'의 소리가 났고, 이 부분에 오재원도 배트를 내려놓게 되었다. 일종의 벤치 간 응원과 야유가 오가는 '트래시 토크'인 셈이다. SK 고참 선수는 이후 와서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트래시토크'는 프로야구는 물론 스포츠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상대 선수를 자극하기 보다는 같은 팀 선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키움이 두산을 향해 한 '선을 넘은' 트래시토크가 무단으로 공개되면서 해당 선수는 큰 비난 여론을 받아야만 했다. 매타석 야유는 물론 인터넷에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이 떠돌았다.

적극적인 해명을 한다면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은 잦아들 수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불씨가 옮겨 갈 것 같다"라며 '욕받이'를 자처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오재원은 그라운드에서 강한 승부욕을 보인 만큼, 상대 구단에게는 껄끄러운 선수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다른 선수의 비해 논란도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논란 때마다 오재원은 '이미지' 때문에 더 많은 비난을 맞아왔다. 오재원은 해명보다는 침묵은 택했다. 그리고 이 침묵은 "내가 잘못했으니 조용해지길…"이라는 회피는 분명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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