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이후 다시 찾아올 태풍, 역대 ‘MVP’ 사례로 본 두경민과 허훈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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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FA 폭풍이 어느 정도 진정된 현재, 또 하나의 태풍이 곧 찾아온다.

한국농구연맹(KBL)은 5월을 뜨겁게 달군 FA 시장의 종료를 선언했다.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겼고 유니폼을 벗었다. 거대한 태풍이 지나간 현재, 마음을 놓을 새도 없이 또 하나의 태풍 경보가 울렸다. 바로 MVP 출신 두경민과 허훈의 내부 협상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KBL은 1997년 출범 이래 25시즌 동안 19명의 MVP를 배출했다. 초대 MVP 강동희를 시작으로 지난 시즌 허훈까지 존재한다. 대부분의 MVP는 그 시대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으며 몸값 역시 대단했다. MVP에 선정된 해당 시즌에는 ‘연봉킹’으로 불리지 못했을 수 있지만 다음 시즌에는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 KBL은 2007년 이전까지 ‘연봉’으로 표기했으나 이후부터 인센티브 포함된 금액을 발표하며 ‘보수’로 명칭을 변경했다. 그러나 과거 선수들의 인센티브는 현재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이 기사에서는 현재의 ‘보수’도 ‘연봉’으로 같이 표기하고 있다.





▲ 역대 MVP들의 다음 시즌 연봉


초대 MVP 강동희는 원년 시즌 1억 5백만원으로 받았다. 그러나 기아의 챔피언 등극과 함께 MVP에 선정되면서 1억 4천 5백만원을 받게 됐고 곧바로 연봉킹이 됐다.

다음 주자는 ‘영원한 오빠’ 이상민 감독으로 큰 폭의 상승률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1997-1998, 1998-1999시즌 연속 MVP에 선정되며 꾸준한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상무 제대 후 첫 시즌에는 1억 2천만원을 받았으나 이후 1억 6천만원, 2억 2천만원으로 몸값이 올랐다. 1998-1999시즌에는 서장훈과 함께 연봉킹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서장훈, 조성원, 김병철 등 KBL 최고의 선수들이 MVP와 함께 돈방석에 올랐다. 서장훈은 1998-1999시즌부터 김주성에게 자리를 내주기 전까지 장기간 연봉킹으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샐러리캡의 제한, FA 특수가 아니었다는 점으로 인해 50% 이상의 인상률을 기록한 선수는 드물었다. 1999-2000시즌 이후 서장훈이 2억 2천만원에서 3억 3천만으로 50% 인상된 것을 제외하면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깜짝 MVP에 선정된 박상오는 2010-2011시즌 MVP 선정 이후 1억 6천만원에서 2억 7천만원으로 68.7% 인상률을 기록하며 특수 케이스가 되기도 했다.

물론 김주성과 김승현, 김선형처럼 프로 데뷔 초기부터 두각을 드러낸 선수들의 경우 금세 억대 연봉을 찍었으나 이미 기존 연봉이 높았던 선수들의 경우 인상률이 크게 높지는 않았다.



2001-2002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김승현이 신인상과 MVP를 거머쥐며 기존 8천만원에서 1억 6천만원으로 100% 인상된 것은 최초의 일이었다. 이후 MVP의 다음 시즌 인상률이 세 자리수까지 늘어나는 건 2016-2017시즌 종료 후에 찾아볼 수 있는 일이다.

역대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건 2016-2017시즌 이후의 오세근으로 기존 3억 3천만원에서 7억 5천만원에 계약하며 무려 127%라는 인상률을 기록했다. 물론 FA라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

그렇다면 최저 인상률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2007-2008시즌 사상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김주성이다. 당시 정규경기, 올스타전,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MVP에 선정된 김주성은 기존 6억 8천만원에서 4.4% 인상된 7억 1천만원에 새 계약을 맺었다.

물론 인상률은 낮았지만 연봉킹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심지어 7억원대 연봉을 기록한 것 역시 최초의 일. 당시 샐러리캡이 18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MVP 시즌 이후 유일하게 연봉이 하락된 선수도 존재한다. 2013-2014시즌 LG의 정규경기 1위를 이끈 문태종의 경우다. 6억 8천만원을 받았던 문태종은 2014-2015시즌 6억 6천만원에 새 계약을 맺었다. 가진 기량에 대한 의심은 없었지만 점점 들어가는 나이, 김시래, 김종규 등 연봉 인상 대상자가 많았던 탓이다.





▲ 또 다른 MVP 두경민과 허훈, 결코 쉽지 않을 협상


2017-2018시즌 MVP 두경민은 상무 제대 후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분할 계산으로 연봉을 지급받은 2019-2020시즌을 제외, 순수 2017-2018시즌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두경민의 연봉은 1억 6천만원이다.

인상 요인은 너무나도 많다. 정규경기 1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 힘썼고 제대 후에는 중위권에서 허덕이던 DB를 공동 1위까지 올려놨다. 치나누 오누아쿠, 김종규, 허웅, 윤호영 등 많은 선수들이 DB를 지탱했지만 시즌 중반부터 나타난 ‘두경민 효과’가 없었다면 상위권 경쟁은 힘들었을 것이다.

DB 역시 두경민에 대한 대우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연봉 인상 대상자가 많다는 건 큰 문제. 특히 고액 연봉자인 김종규, 두경민과 마찬가지로 인상 요인이 많은 허웅 등 샐러리캡 포화 상태인 DB의 입장에서 두경민과의 원활한 대화는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MVP 허훈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DB와 달리 KT는 샐러리캡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 6위에 올랐지만 인상 대상자가 많지 않다.

그러나 허훈이 개인적으로 큰 인상 폭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만큼 기대하는 부분도 많을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KT이지만 구단 내부에서 책정하는 금액과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적정선을 지키지 않으면 기준이 무너지게 된다. KT는 이 부분에 있어 과거 연봉 협상에서도 적정선을 강조해왔던 팀. 허훈과의 협상이 쉽게 진행되지 않을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DB와 KT 모두 FA 이후 내부 연봉 협상에 있어 큰 걱정을 안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이는 바로 두경민과 허훈. MVP라는 프리미엄이 붙는 만큼 구단과 선수의 생각 차이는 클 것으로 보인다.

※ 역대 MVP의 다음 시즌 연봉

1997_강동희 해당 시즌_ 1억 5백만원/ 다음 시즌_1억 4천 5백만원
1997-1998_이상민 해당 시즌_ 1억 2천만원/ 다음 시즌_1억 6천만원
1998-1999_이상민 해당 시즌_1억 6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2천만원
1999-2000_서장훈 해당 시즌_2억 2천만원 / 다음 시즌_3억 3천만원
2000-2001_조성원 해당 시즌_1억 7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5천만원
2001-2002_김승현 해당 시즌_8천만원 / 다음 시즌_1억 6천만원
2002-2003_김병철 해당 시즌_1억 9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8천만원
2003-2004_김주성 해당 시즌_2억 2천만원 / 다음 시즌_3억 5천만원 / 1억 3천
2004-2005_신기성 해당 시즌_2억 5천만원 / 다음 시즌(FA)_3억 6천만원
2005-2006_서장훈 해당 시즌_4억 2천만원 / 다음 시즌_4억 7천만원
2005-2006_양동근 해당 시즌_1억 3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1천만원
2006-2007_양동근 해당 시즌_2억 1천만원 / 다음 시즌(2009-2010)_3억 9천만원
2007-2008_김주성 해당 시즌_6억 8천만원 / 다음 시즌_7억 1천만원
2008-2009_주희정 해당 시즌_4억 5천만원 / 다음 시즌_5억 2천만원
2009-2010_함지훈 해당 시즌_2억 1천 2백만원 / 다음 시즌(2012-2013)_4억원
2010-2011_박상오 해당 시즌_1억 6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7천만원
2011-2012_윤호영 해당 시즌_2억 6천 5백만원 / 다음 시즌(2014-2015)_4억 5천만원
2012-2013_김선형 해당 시즌_1억 7천만원 / 다음 시즌_2억 8천만원
2013-2014_문태종 해당 시즌_6억 8천만원 / 다음 시즌_6억 6천만원
2014-2015_양동근 해당 시즌_6억 / 다음 시즌_6억 7천만원
2015-2016_양동근 해당 시즌_6억 7천만원 / 다음 시즌_7억 5천만원
2016-2017_오세근 해당 시즌_3억 3천만원 / 7억 5천만원
2017-2018_두경민 해당 시즌_1억 6천만원
2018-2019_이정현 해당 시즌_7억 / 다음 시즌_7억 2천만원
2019-2020_허훈 해당 시즌_1억 5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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